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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3 올드미스 다이어리

올드미스 다이어리

Posted 2010. 2. 13. 07:24

어쩌다보니, 극장판은 뒷부분만 두 번 봤다.

자취하면서 집에 TV도 없을때,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꼬박꼬박 챙겨봤었는데,
한동안 지피디의 매력에서 허우적 거렸다지.
물론 지금도 지현우가 좋기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27의 내가 흠뻑 빠져있던 건 29살의 지피디였지,
20대 초반의 지현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우연히 극장판을 보면서,
드라마와는 달리 둘 사이의 자연스런 감정선이 살아나지 않아 실망하고 있던 차에,
막판의 미자 대사는 너무 공감이 가서 눈물이 났다.


"왜 왜 나한테 뭐라고해.
내가 어떻게 했다고.
왜 다들 나한테 함부로해.
내가 그렇게 만만해?
내가 그렇게 우스워?
나 누구한테도 심한말 해본 적 없어.
나 누구한테도 함부로 해본 적 없어.
근데 왜 다들 나한테 함부로 해.
왜 나를 독하게 만들어.
왜 예의를 안지켜. 

맘에없으면 단 둘이 술마셔주지도마.
영화보잔 말도 하지마.
전화해서 뭐했어요, 미안해요, 담에봐요
그딴 말도하지마.
맘에 없으면 떨어져 머리통이 깨져도 그냥 받아주지도마.
단 둘이 술 마시고 만나주고 그랬으면!
그렇게 했으면 사랑하지 않아도 그냥 사랑해줘야 돼.
그게예의야 "


가끔은,
꽥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왜 다들 나한테 함부로해!"

어른이니까, 윗사람이니까라는 이유로,
혹은 지 편한대로 살고, 남 배려안하는, 거침 없는 사람, 그냥 싸가지 없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함부로 대할 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정신줄을 붙들고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저 한마디를 참은 적이 얼마나 많던가.

하지만 그걸 그냥 다 참고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은가.
홧병 걸려 일찍 죽으면 더더욱 짧아질테고.

미자처럼 확성기 들고 소리한번 꽥 지르고 나면,
나도 "이제 나도 훨훨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까.


덧. 그러고 보니, 미자의 나이가 32이었지!

덧2. 드라마에서 둘째 할머니 역을 맡았던 성우 출신 한영숙씨가 그 사이 돌아가셔서,
영화에는 서승현씨가 그 역을 맡으셨다.
그뿐 아니라 설정도 그렇고 아무래도 느낌이 드라마와는 많이 달랐다.
시간날때 드라마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