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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1 나란 녀자, 그런 녀자

나란 녀자, 그런 녀자

Posted 2010. 5. 1. 06:35

예전에 MBTI 관련 글 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내가 실제의 나보다 계획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은
다시 말해 난 실제로는 참 계획도 없고, 대책도 없는 인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실은 내가 하고 싶은건 "열심히" 또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도 함께 따라오게끔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은 죽어라 안하는 사람이다.
이 점을 나 스스로도 명확히 인지하고 있지 못할 때
홍* 선배로부터 지적 받았는데, 실은 그 때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다.

이건 아주 어렸을 때 부터 그랬는데,
그게 성과로 극명하게 드러났던 건 고등학교 때 쯤이었나보다.
고등학교 때 화학, 생물 등은 매우 잘했고, 화학은 학교 대표로 경시대회까지 나갔었던 반면,
수학은 학교 시험에서는 진짜로 하위 10%였다.
물론 수능은 그렇지 않았지만.
문제는 식을 달달 외워서 50분 안에 그 많은 문제를 풀기가 싫었던 거고,
지금 생각해도 그런 방식은 진짜 수학은 아니라고 생각함.
여튼, 진짜 수학이 재미있다고 느낀 건,
대학교 졸업 직전 두 학기에 미적분학I,II를 모두 재수강하면서였다.

돌이켜보면 이런 게 한 두개가 아닌데,
그 중 최근 내 삶에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 꼽으라면 GIS와 운전 쯤 될까.
동기들 다 GIS 수업 들을 때 난 열심히 삼보일배 쫒아다니고 있었고,
면허 역시 나이 30이 다 되어 땄으니까.

나름 남들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내 길을 가겠다는 똥배짱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다행히 지금까지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남들과는 다른 템포일지라도 
나름 적절한 방식으로,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해온 것 같다.

그 과정에대해
그 시기마다 나 자신에게 더 중요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고,
혹은 늦었지만 결코 뒤지지 않다고, 아니 실은 훨씬 추월했다고 자만하면서,
그렇게 스스로 변명하며 살아왔지만,
문제는 너무 늦어버릴 수도 있다..는 거다.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인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다만 너무 늦지 않게 내게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원하게 되도록,
좀 더 치열하게 사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나란 사람이 무엇이 중요한 지 스스로 느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중요한지 아닌지 내 길을 가면서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는 거다.

그렇게 산다면,
그게 남들과 좀 다르더라도 내 길을 갈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