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자방] 내려오지마

Posted 2003. 5. 19. 10:01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 다워 

-이상은 [Bird] 중




생명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자.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 전쟁과 환경에 관한 세미나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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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하기까지의 고민 -환경문제는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강의실에 앉아 환경을 얘기하고, 생태를 공부하고, 
창밖의 꽃을 보며 봄이 왔음을 즐기는 그 순간에도, 
지구의 한 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 사이 여의도에서는 
우리가 전쟁을 도울 군대를 파병해야하는가로 많은 논란이 있었고, 
결국 우리나라는 이라크 전쟁의 참전국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실이나 강의실에 앉아서도 
우리는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연구를 하고, 환경을 논하는 것은 
좀 더 나은 세상을, 좀 더 나은 미래를 일구려고 한 것이지 
서로 죽이고 싸우기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민을 하던 한 사람, 두 사람의 목소리가 모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물론 전쟁은 그 잔인성 만으로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임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이제 거기에 실제적으로 전쟁이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 해 왔으며, 
어떻게 자연과 인간을 대상화하고 인성을 파괴 하는지, 
또한 생태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전쟁을 평가할 수 있는지에대해 얘기하며,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고, 반전의 목소리에 힘을 더하려 합니다. 

문의: 011-****-9817, luna980@hanmail.net 

[언니네 자방] 밀애(2002, Ardor)

Posted 2002. 12. 10. 00:36




영화를 보며 울었다. 
관객이 10명도 안되는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면서. 

남편 바람핀 여자한테 맞아서 머리에 피가 흐르는데 
눈을 감고 정신을 놔버리는 장면... 
그 광끼어린 여자애가 내뱉은 비수같은 말들... 
(남편과 그 아이의 사랑(?)도 흔히 말하는 
진짜 사랑이었을지 모르지...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그 남편은 그렇게 행동하면 안되는거야.) 
휴게소 여자가 가슴을 풀어헤치고 
깨진 맥주병을 들고 쫒아 나오는 남편을 피해 아이를 데리고 
미흔 차로 도망치는 장면... 
비내리는 차 속에서 처음 키스하는 장면... 

"만일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뭐할거에요?" 


"그 마지막 날, 난 언제만날 거에요?" 
"그러는 인규씬 마지막날 언제 날 만날거에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하루종일, 처음부터 끝까지" 

사는게 그지같다던, 그때 죽어버릴걸 그랬다던 미흔은 
이제 
살아있다. 

나 정말 살아있는가? 
연애를 하느냐 아니냐는 얘기가 아니다. 

나 정말, 그녀처럼,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나는 안힘들었을것 같니?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 

아무 의미 없는 몸짓. 

자, 이제 그만, 
Adieu. 

꼭, 
꼭 그날처럼 
잔뜩 찌푸린 하늘에 
안개 자욱한 월미도를 딛고 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하지만 거기엔 이미 당신이 없다는 건 알아." 

그사람을 졸업하기. 

내게 남은건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뿐,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걸. 

[언니네 자방] 因緣 -Karma

Posted 2002. 11. 23. 13:40



요새 한 친구가 자기 동아리 게시판에 
자신이 어떤 활동을 하게 된 계기부터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과정들을 너무 세세하게 
-3년정도 전의 일인데도- 써내려가고 있다. 
(거의 연속극을 보는 느낌이다.) 

그걸 보면서 이사람때문에 저사람을 알게되고 
그래서 같이 모여 뭔가를 하게되고, 
그렇게 사람이 커나가는 과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기존 대학 운동판에서 가장 실망했던 부분은 
그 공간이 사람이 커나가는 장이 아니라 사람을 소진시켜버리는, 
-심지어 사람도 문화제를 위한, 혹은 선거를 위한 일회용처럼 느껴질 정도로- 
흡혈귀처럼 사람의 생기를 빨아먹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난 
반은 여기저기 빨빨거리고 돌아다닌 내 노력과 
반쯤은 운으로 비슷한 세상을 바라보는 친구들을 만난것 같다. 

고달픈 이들의 가슴을 채워주며,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래서, 
자신을 앞으로 한발짝 내딛게하는..... 

그런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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