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2005. 1. 16. 06:02

나는 운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4지선다 문제에서 20문제를 찍으면

그 중에서 맞는건 3문제가 채 안됬고,

노력한 것 이상의 성과를 내 본 적도 없고,

 

어제는

논문 제출 일주일을 남겨놓고

다른 사람 일 도와주려고 연구실 컴퓨터에 하드 디스크를 하나 더 달았다가

원래 달려있던 120GB 하드 두 개 중에 시스템 및 내문서와 벡업 파일이 들어있는 하드가

완죠니 맛이 가서

데이터를 복구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_-

(벌어놓은 통장 잔고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복구 할 수 있다고 해도

상당한 돈이 필요하며,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고장난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운이 아주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심심한 위로의 뜻으로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는 선배도 있고,

그 와중에 논문 원고는 간신히 건졌으며,

두 개 하드 중 모델링 결과가 들어있는 나머지 하드 하나는 

그나마 건졌으며,

당장 이렇게 하소연하거나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방에 서브 노트북이 있다.

또 불규칙적이고 언제 끊길 지 모르긴 하지만

간간히 작은 수입도 있다.

...

...

...

하지만 여전히 울고싶다.T^T

어무이~

[Self-analysis 1] 연애질

Posted 2005. 1. 11. 13:30

지금 생각해보면 근 몇년간을

어떤 한 사람때문에 얽매여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에서는 근 1년 이상은 아애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단정적으로 이젠 아니야..라고 하진 못하겠지만,

새해 벽두에 다짐을 했더란다.

그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스스로 상처 받고,

머리속의 생각과 내 감정의 괴리에서 방황하고 있었던게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아마 그건, 그 사람이 내 입장에서의 고민, 번뇌나

앞으로 가고싶은 길을 잘 알고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정체성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

Posted 2005. 1. 4. 10:10

공부를 한다는것.
혹은 가방끈이 길다는 것,
혹은 먹물이 된다는 것.

그게 대단한 일이라거나,
뭔가 우월하다거나 이런 생각 안한다.

이건 '환경'이라는 주제를 택했다는 면에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환경 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것 중 하나가
쓸데없는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과는 분명히 다른 얘기다.)

공부를 한다거나 환경을 주제로 택했다는건
나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짐과 같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많은 부분,
무슨 주의자라거나 무슨 학자라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은,
그 경계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지 그 사실 하나로 오해의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날,

정말 예기치 않게 이글루스, 태터, 온블로그 등의 블로거들과 만나게 되었다.

약속이 있던 친구 야마를 따라갔다가,

"전 진보넷에 블로그가 있긴 한데, 쓴지 얼마 안됐어요."..라고하자 

거기 있던 블로거 님들이

"이글루로 이사와요~", "태터"가 더 좋아요~라며 꼬시기 시작했다.


음.. 딴데 함 가볼까?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근데 벙개가 끝나고 블로그 홈에 들어왔는데,

전에도 간간이 보았던 진보네 님이

새로운 패션으로 블로그 홈에 등장해 있는 것이 아닌가!

 

진보네 님을 처음 봤을땐,

사자인가?..했다. 증말이다.-_- (죄송)

그 담엔.. 아~하~ 몸빼 입고 빠마한 아줌마구나~했다.(역쉬 죄송)

 

근데, 지금 보이는 꽃병을 들고 입에서 불(?)을 내뿜으며,

상큼한(?) 귀마개를 한 저 여인네는 누구란 말인가!!!

 

그냥.. 반해버리고 말았다...T^T

 

이사.. 안간다. 아니 못간다.

꼭 남아서 진보넷 불로그의 놀라운 발전상을 다 보고 말리라.


[펌]계절성 우울증

Posted 2004. 12. 21. 16:30

[건강이야기]계절성 우울증

정신병이 아닌 ‘마음의 감기’

 

30대 후반의 직장여성인 박 모씨는 마치 2개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봄이 되면 생기발랄하고, 모든 일에 의욕적이고

직장 내에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항상 남보다 실적도 좋아서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다.  

대화도 늘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친절하고 예의가 발라서 주위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이 시작되면 전혀 딴 사람이 된다.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고, 말수가 적어지고,

모임에서도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많고, 지각이 많고,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자주 가고,  틈만 나면 혼자서 쉬려 한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하는 일마다 실수를 하고, 일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한다.

주위사람들은 어떤 모습이 그녀의 진짜 모습인지 궁금해 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요새 내가 딱 이렇다.

[언니네 자방] 내려오지마

Posted 2003. 5. 19. 10:01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 다워 

-이상은 [Bird] 중



"나는 안힘들었을것 같니?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 

아무 의미 없는 몸짓. 

자, 이제 그만, 
Adieu. 

꼭, 
꼭 그날처럼 
잔뜩 찌푸린 하늘에 
안개 자욱한 월미도를 딛고 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하지만 거기엔 이미 당신이 없다는 건 알아." 

그사람을 졸업하기. 

내게 남은건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뿐,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걸. 

[언니네 자방] 因緣 -Karma

Posted 2002. 11. 23. 13:40



요새 한 친구가 자기 동아리 게시판에 
자신이 어떤 활동을 하게 된 계기부터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과정들을 너무 세세하게 
-3년정도 전의 일인데도- 써내려가고 있다. 
(거의 연속극을 보는 느낌이다.) 

그걸 보면서 이사람때문에 저사람을 알게되고 
그래서 같이 모여 뭔가를 하게되고, 
그렇게 사람이 커나가는 과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기존 대학 운동판에서 가장 실망했던 부분은 
그 공간이 사람이 커나가는 장이 아니라 사람을 소진시켜버리는, 
-심지어 사람도 문화제를 위한, 혹은 선거를 위한 일회용처럼 느껴질 정도로- 
흡혈귀처럼 사람의 생기를 빨아먹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난 
반은 여기저기 빨빨거리고 돌아다닌 내 노력과 
반쯤은 운으로 비슷한 세상을 바라보는 친구들을 만난것 같다. 

고달픈 이들의 가슴을 채워주며,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래서, 
자신을 앞으로 한발짝 내딛게하는..... 

그런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스물 넷. 
이제 아버지 눈치 좀 안보고 살고 싶다. 





살고싶다. 

살아 숨쉬고 싶다. 

콩닥 콩닥이 아니라 
펄떡~ 살아 날뛰는 횟감이고 싶다. 

절망에 고개 떨궈 
죽은 듯 누워있을 때 들리는 건 

나태한 나 자신과는 
사뭇 다른 내 심장 소리 

그 심장처럼 

늘 
깨어있고 싶네 








누군가의 말처럼 
"나에게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의미 없는 성공이고 
익숙한 것에 머무름이고 
실패가 두려워 도사리는 것" 

이젠 
두려움 없이 날고싶다. 


내가 진정 어떻게 살아가고싶은지 이다... 

누군가 그런 얘길 했다. 

과거는 용서되어져야하고 
현재는 인정받아야하며 
미래는 축복받아야한다. 

지금까지의 내 역사와 
지금 있는그대로의 내 모습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의 나까지 온전히 인정할수 없는 사람은 
만나선 안되는 거다. 

그렇게 나를 끼워 맞춰도 그건 더이상 내가 아닌거다. 

흔들리며, 사랑하며...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좋은 친구로 

밀 
어 
놓 
기 



연말... 이래 저래 약속들이 겹쳐 이사람 저사람 만나다가... 
며칠 전부터 집에 틀어 박혔다. 
'혼자' 
아직도 나는 그 사실에... 그런 상황이 불안하고 익숙치 않다. 


고등학교때 대학생 선배 언니와 밤거리를 쏘다니다 집에 들어갈시간이 다 되었을때 
그 자유로운 얘기들을 그쳐야 한다는, 그리고 너무나 숨막히고 답답한 집으로 
들어가기 싫어서 땡깡을 부렸었다. 
꼭 애정 결핍증 환자처럼. 

그때 그언니가 나의 어릴적 경험담과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답답함을 듣고 
내게 해준 얘기는 아직도 이렇게 가끔 약해빠진 내 모습을 발견할때면 기억이 난다. 

사람은 누구나 어렸을때의 상처들을 가지고 있는데 
어딘가 자신의 결함을 발견하거나 힘들어지면 
자신의 어린시절을 얘기하면서 그 뒤로 숨어버린다고. 
난 어렸을때 너무 많이 ~해서 이렇게 된것 같아....라던가. 

후.... 
그래.. 그래왔던 것 같다. 
그때의 그 안좋은 기억들이 나를 이렇게 억압하고 나를 형성해 왔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노라고 말하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근데... 정말, 그런거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봤을때 정말 그랬을까? 

난... 아직도 어른이고싶지 않은건지도 모른다. 
이렇듯 어렸을때의 기억에 숨어서 영원히 크고싶지 않은건지도... 
꼭 애정결핍증 환자처럼 혼자가 되면 손잡아줄 누군가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하지만 많은 사람들 틈에 있어도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건 내가 아님을 안다. 
아무리 타인의 틀에 끼워 맞추고 웃고 있어도 그건 더이상 내가 아닌거다. 

그래서... 사람들을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아진걸지도... 


이제 연습이다. 
둘이 만나 서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열정적이다란 말은 무모하다의 동의어 같았다. 

사람들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머리는 없고 가슴만 남은 사람들이라 얘기한다. 
하지만 난 그런이들이 가슴은 없고 
머리만 남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멋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난 오늘도 꿈꾼다. 
열정적인... 
그러나 무모하지 않은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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