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앞 새들

Posted 2006. 5. 4. 15:43
작년 이맘 때, 연구실 앞에 어치 부부 한 쌍이 날아들어 집을 지었다.

그래서 알도 낳았었는데,

그만 못된 까치놈이 날아오더니 알을 품고있던 어미를 쪼아서 쫒아내고

알을 물고 날아가버렸다.

이후 어치 부부는 이사를 가버렸고, 나는 이웃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

 

(어치는 나와는 인연이 꽤 있는 새인데, 3년 전쯤 답사를 갔다가

선생님께서 어치소리가 들리자 어치가 왜 語雉인지 알려주셨다.

매우 시끄러운 새여서 그런 이름이고 영어로도 수다쟁이(Jay)라는 이름이었다.

목소리가 큰 나를 보시며, 누구랑 닮았지?라는 말씀을 하셨었따. ㅡ.ㅡ

그런 얘기 후 다음날 해남에서 비자숲을 보러 올라가는데

다른 일행들이 둥지에서 떨어진 어치 새끼를 데려왔다.

눈은 퀭하고 입을 벌린채 머리를 하늘로 쳐들고 부동자세로 있는 녀석이 불쌍해진 우리 일행은

지렁이 등 벌레와 물을 먹이기 시작했고 한참 후 기운을 차린 녀석은

우리를 잘 따랐었다.

그러다 내 팔을 타고 등산을 하더니 결국 내 머리에도 올라앉았다. ㅡㅅㅡ


새를 데려오는 것 보다는 다시 풀어주는게 좋다고 생각한 우리는 어치를 떼어놓고 서울로 올라왔다.

나중에 새를 잘 아시는 분의 말로는 너무 어려서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었다.)

 

그늘이 진 연구실 앞에 먹을것이 많은지 다른 새들도 많이 찾아온다.

먼저 호랑지빠귀.


그 다음은 바로 연구실 앞은 아니지만 근처에서 찍은 직박구리.

이 외에도 박새 등도 많이 오지만 덤불 사이로 재빨리 움직이는 통에 찍을수가 없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