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めがね Megane, 2007)

Posted 2009. 11. 8. 08:45


로** 언니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

카모메 식당을 너무 재미있게 봤던 터라 전부터 보고 싶긴 했는데,
여러 압박감에 찾아 볼 생각은 못하고 있었더랬다.

전작인 카모메 식당과는 사촌뻘 되는 영화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과, 장소와, 먹을 것이 적절히 의미를 갖고있다는 면에도 그렇고,
전반적인 느낌에서도 그렇고.

요시노 이발관에서부터 함께해온 모타이 마사코 아줌마는
가히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려도 되지 않을까?

초반 깍쟁이 같은 도시 여자 이미지로 나온 사토미 아줌마는
외모 자체는 너무 잘 어울리지만,
자꾸 카모메 식당에서의 모습이 떠올라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기에서의 소박한 팥빙수는,
전작에서의 커피가 그랬듯이
만들어지는 절차와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팥을 담고,
미싱처럼 생긴 빙수기에서 얼음을 고봉으로 담아내고,
시럽을 뿌리고,
뒤돌아 서랍에서 스푼을 꺼내어 담는 장면이
너무나 차분해서 인상적이다.

나도
그런 곳에 가서 살 "재능"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