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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30 혼자

혼자

Posted 2011. 3. 30. 03:10
논문을 쓰며 가장 괴로웠던 건
사무치게 외로웠던 것이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길 위에 혼자 서 있다는 사실이 가장 두려웠다.

스스로도 기존에 함께했던 관계들과 조금은 떨어져서
혼자 내 안에서 생겨난 질문을 풀어 나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길을 택했다.
나름 몇년에 걸쳐 그 범주 안에서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길을 찾을 수 없었으니까.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원래 공부란 그런 거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더랬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그 때 가장 갈망했던 것은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서로 상호 작용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었다.

애초에 영상을 만든 것은 그 과정에서 느낀 공감에의 갈증때문이었으리라.

또 하나의 매듭, 그리고 또 하나의 시작.

이제는 한 걸은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설령 그 길에 정말 아무도 없다고 해도.
물론 더 넓은 곳에서 나의 고민과 더욱 가까이 맞닿아있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 건 내가 내 궤도에 오른 다음에 가능한 일일 거다.

마무리 지은 일의 결과가 어떻든지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는 새로운 길을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