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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21 황어와 피아골 댐(내서댐) 건설계획

지난 3월 말 섬진강에 다녀왔다.

구례에서 점심을 먹고 섬진강 본류를 따라 가장 먼저 간 곳은 내서천이 합류하는 지점.

다른 말로 피아골이라고 부르는 곳의 입구였다.


거기로 가장 먼저 달려 간 이유는 음력 2월, 황어가 바다에서 올라오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강중에 접경지역에 하구가 있는 한강을 제외하고,

하구둑이 없는 가장 큰 강이 섬진강이다.

하구둑이 없기때문에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이 매우 넓게 나타나고,

연어와 같은 회귀성 어류들이 산란을 위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섬진강의 경우 음력 2월 비가 오고 나면 이후 며칠동안 황어가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함께 동행했던 서풍 박용훈 사진작가님은 우리와 함께 내려가기 이틀 전,

비가 오고 난 직후 내려가셔서 황어를 한 번 보고 오신 상태였다.


산란을 위해 섬진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피아골로 향하고 있는 황어들

2015년 3월 19일 ⓒ서풍 박용훈


2015년 3월 19일 ⓒ서풍 박용훈


그 중 황어가 가장 많았던 내서천과 보다 하류의 화계천을 함께 다시 찾아갔다.

그런데, 우리가 내려간 일요일은 매화축제 등등으로 온 동네가 축제 분위기였고, 

우리는 황어를 하천 대신 화개장터 횟집의 수족관에서만 볼 수 있었다. ㅠㅠ


이틀 전 산란기에 어류를 포획하는 건 엄연히 불법임에도 투망을 쳐서 황어를 잡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맛이 없어 먹으려고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음에도 '자연산'이라는 표지와 함께 

수족관을 채우고 볼거리로 전락한 느낌이 들었다.ㅠㅠ





그런데 바다에서부터 수십 km를 거슬러 황어들이 산란을 하러 올라가는 이 내서천에는 

2012년 발표된 댐 건설 계획(주민들은 피아골댐이라고 부르고, 정부에서는 내서댐이라고 부르는)이 수립되어 있었다. 

그러나 직후 지역 주민들 대다수가 댐 건설 계획을 단호하게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몇 년동안 거론되지 않아 주민들은 사업 자체가 백지화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올해 38일 이낙연 전남도지사이정현 국회의원한국수자원공사 댐 관계자 등이

피아골을 찾아와 주민들에게 폐기된 줄로만 알고 있던 피아골댐에 대해 설명하고 돌아가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내가 가 본 피아골은 너무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 자리를 뜨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4대강 사업의 처참한 결과를 보면서도, 

영주댐 건설 계획의 허구성을 알면서도,

언제까지 삽만 뜨면 끝이라는 자신감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대형 토건 사업을 강행하는 걸 지켜만 봐야할까.


딱 한 번이라도, 아무리 매몰비용이 커도 안될 일은 안된다는 전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런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