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Posted 2009. 1. 6. 06:03


요새는 새벽에 글을 많이 남기게 된다.
그리고, 거의 취침 전의 글이며,
그래서 대부분의 글엔 감상과 감정이 담뿍 담겨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 다시 글을 보게 되었을때,
민망하다거나 감상적이 되었다는 생각보다는
나에게 얼마나 전환점이 필요한지를 느끼게 한다.

이것은 절대적인 얘기다.
상대적으로 내가 다른사람보다 많이 고민하면서, 괴로워하면서 살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
요즘의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잘 모르겠다기 보다는 경이롭고 감탄스럽다.

그래서 비교가 안된다.
애초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건 불가능하겠지만,
예전에는 난 왜이렇게 힘들게 살까라는 자기연민에 빠져있었다거나,
그래도 나름 잘 살아나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근거가 내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타인들의 삶이 기준이 되어왔다면,

지금은 아애 내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 나가고 있는지,
아니면 살아 지는건지, 마지못해 사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그래서 들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오히려 글을 쓰는게 두렵기도 하다.
나 자신에 대해, 감정에 대해, 고민에 대해 글을 쓰며,
구체화되고, 명확해지기도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규정해버리거나, 완벽주의나 강박관념을 투영해서
모노 드라마를 찍고있는 자신을 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될까봐.

아, 속 시끄럽다.

돌아보면, 나에겐 언제나 결핍보다는 과잉이 문제였던 것 같다.

생각의 과잉,
말의 과잉,
감정의 과잉,
애정의 과잉,
의욕, 열정, 애착, 호기심따위의 과잉,
그리고 여러 종류의 입력의 과잉...

그리고 그러한 과잉들의 근저에는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러한 욕심은 완벽주의,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로 부터 파생한다.

모순되게도 이는 결과적으로 더욱 낮은 자존감을 return함으로써,
자기 비하와 부정을 통한 자기학대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