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Posted 2006. 10. 25. 16:29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달이다.

그 중 가장 큰 일은 이사를 한 것.

 

이사하기 전의 원래 살던 원룸에서의 약 한달반은 악몽같았다.

 

8월 말쯤, 내 방문 앞에 누군가가 와서 계속 문을 두들기면서 내게 말을 걸었고,

다행히 문은 열어주지 않았지만

그날 옆방에는 도둑이 들었다. 훔쳐간건 없었지만 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밤중에 누군가 내 방문을 두들겼다.

남자친구가 같이 있었는데, 반사적으로 누구세요?했더니

남자 목소리를 듣고 도망가더라.

 

무서워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지내길 2주정도.

그러다 급한 일들을 끝내고 이사 할 집을 알아보고 다니는데

최근 2년 사이에 원룸값이 거의 1.5배정도는 올라서,

옮길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이사를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던 9월 말 즈음,

내 원룸 주차장에 세워놓은 남자친구 차에서 카메라+렌즈 약 500만원상당을 도난당했다.

트렁크까지 뒤져서 다 가져갔더라.

 

도저히 맘편히 살 수가 없어서, 근처 주택가로 이사를 한게 지지난 주말.

 

이사하기 전날 안면이 있는 수퍼마켓 아저씨에게서

근처에서 들은 도둑 사건만 4건이고, 성폭행 사건도 일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요새는 원룸촌이 일반 주택가보다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한 집은 뛰어노는 애들 재잘거리는 소리에

(어찌보면 시끄럽기도 하지만, 그런일들을 겪은 후라 그런지)

왠지 안도감이 느껴진다.

 

한달 반정도 불안정한 생활을 했더니

이사한 집이 교통이 좀 더 불편하고, 낡은 집인데도

맘 편하게 돌아가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게

그렇게 감사할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