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사진전 Genesis를 보러 다녀오고 나서,

한동안 후유증을 겪었다. 

(http://lunart.tistory.com/670)


간간히 들려오던 전시회장 소식을 보다  Sebastião Salgado, 본인이 직접 한국에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싸인을 받자고, 사진전을 한번 다시 가기는 좀 그런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전시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벤트 공지가 올라왔다. 


바로 Wim Wenders 감독이  Sebastião Salgado,의 삶과 작품에 대해 만든 

다큐멘터리 <Genesis: The Salt of the Earth> 특별 상영전과 GV가 열린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그 분.



그리고, 기획자, 편집자이자 아내인 Lélia Wanick Salgado



또한, 알고보니 Wim Wenders 감독과 공동 연출이 바로 그들의 아들, Juliano Ribeiro Salgado였고,

그는 계속 자신의 아들과 이 작업을 함께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영화에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경제학 박사과정이었던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것 자체가 Lélia가 사온 카메라에서 시작되었을 뿐 아니라,

그 이후의 모든 마케팅, 편집, 기획 역시 그녀의 손에 의해 이루어 졌다. 


Sebastião이 대답을 하다 막히자 그녀를 바라보고 눈을 맞추고 

바보같은 웃음을 짓는 순간에는

그 둘의 파트너 관계 자체가 너무도 부러워졌다.




위의 두 사진은 흔들리기도 했고, 사진의 기술면에서는 형편없는 사진이지만,

두 사람의 표정이 보여주는 것 만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진이 될 것 같다.


결혼 전 민주화운동에서부터 시작되어

일흔이 넘는 지금의 나이까지...

저렇게 살아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물론 거기엔 그녀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잡지사를 돌며 남편의 사진을 파는

젊은 시절의 헌신이 있었다는 면에서

(여성인 나로서는) 너무 일방적인 헌신이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편한 면도 있었다.


GV가 먼저 열리고, 영화 상영을 하느라

따로 사인회도 없었지만,

후다닥 짊어지고 간 거대한 사진집을 들고 따라 나가 사인을 받았다.



정신이 들고 보니, 

왜 내 이름을 써달라고 못했을까,

왜 같이 사진한 장 못 찍었을까...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영광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작가를-그것도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에 사는- 직접 만나고,

그의 사진을 찍고, 사인까지 받았으니.


노동, 빈곤 등을 주된 주제로 삼던 그가 
어느시점 이후로 자연과 환경으로 눈을 돌린 것에 대해서
사람들의 평가는 많이 갈리는 것 같지만,

(그가 Genesis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인 

2005년 열린 전시회의 사진들을 보면 그의 이전 작품들이 어땠는지,

그리고 그가 왜 그렇게 아플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http://lunart.tistory.com/74)

그의 Genesis 사진들을 보면서,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결코 그가 변심한 것이 아님을,

오히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무엇을 찍고,

어떻게 살아야 할 건인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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