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궁극적인 변화

Posted 2005. 2. 14. 03:30

..가 있었던게 아니라,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즈음.

 

어제 내내 연구실서 추위에 떨면서 일하고,

지금은 방에까지 들어와서 일하고 있고,

새벽6시에 답사 출발.

잠은 아마 못잘듯.

 

궁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포지션의 변화에서 비롯했다.

 

포지션의 변화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땅에서 보다 장기전을 준비한다는 미명하에

좀 더 공부를 하자고 맘먹을때는

말 그대로 "공부를 더 하는것"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 비효율적이고 생각이 없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학위를 몇년 내에 따고, 무슨학 학위를 딸지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결정적으로 내 역할과 다른사람과의 관계 변화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박사과정생으로 올라가면서

가장 큰 변화는 어떤 일을 총괄하는 매니져가 된다는 것인데,

더이상 '학생'으로써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입장이 되면서

이놈의 '관료주의'가 내 문제로써 뼈저리게 다가오고 있다.

 

당췌 이놈의 사회는 왜 뭔가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그걸 숨기고 싶은 사회이냔 말이다.

열심히, 이것저것 배우고 열심히 하면,

일만 더 하고,

손해보고,

약지 못하고 아둔하다는 소리나 듣게된다.

 

전에 내 입장에서 일을 잘한다는건

내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하고,

기껏해야 거기에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내거나,

남의 일을 거드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이 많을때 나는 "그냥 내가 하고말지."였다.

 

그런데 조정하는 역할에 서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손해보는 꼴은 도저히 눈뜨고 못보겠더라.

 

(내가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고마워하는 선배가 두명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잘 챙겨줘서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아직은 나 하나 제대로 못챙기지만)

나 자신의 부지런함의 문제에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사람들에게 일을 잘 분배하고,

썪어빠진 구조 내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일을 때려치우고싶지 않게,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게 내 목표가 되었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좋은선배",

사회에서의 "좋은 리더"인가 아닌가는

그들이 얼마나 강한 리더쉽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공정한가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의 함정도 싫지만 독재가 더 싫다.)

그리고 그 공정함은 착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손해보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내게 필요한 궁극적인 변화는

건강해지자! ㅡ.ㅡ 이다.

 

쌩뚱맞지만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체력이 따라줘야 한다는게

최근 며칠간의 결론...

내 몸하나 건사하지 못하면서

도데체 누굴 챙길 수 있단 말이냐.

 

 

 

... 그러기 위해서는 좀 일찍자야 할텐데,

오늘은 잠자기 글렀구먼.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