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정비
Posted 2012. 4. 25. 02:19총체적인 삶의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
이사온 지 반년이 지나도록 이 집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
남의 집에 얹혀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대충대충 되는데로 살고 있던 것 같기도 하다.
많이 바빴고,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텅 비어버린 시간이 생기자,
나만의 동굴이 없음에 당황스러웠다.
마루에 앉아서도 대충 구겨 넣어 놓았던 신발장에 눈이 가면
쳐다보고 싶지도, 결코 열어보고 싶지도 않았드랬다.
어제 드디어 그 신발장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의 짐을 하나 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겠지.
실은 책방을 먼저 정리하려고 했는데,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머리가 아파서 뒤로 미뤘다.
원래 집에 있던 책들과,
2년 전 대학원에서 지고 나온 책들과,
그 이후에 추가된 책&자료들과
작업실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
생각해보니 나는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모르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어떻게 정리하고 꾸려 나가야 할 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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