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이래 저래 약속들이 겹쳐 이사람 저사람 만나다가... 
며칠 전부터 집에 틀어 박혔다. 
'혼자' 
아직도 나는 그 사실에... 그런 상황이 불안하고 익숙치 않다. 


고등학교때 대학생 선배 언니와 밤거리를 쏘다니다 집에 들어갈시간이 다 되었을때 
그 자유로운 얘기들을 그쳐야 한다는, 그리고 너무나 숨막히고 답답한 집으로 
들어가기 싫어서 땡깡을 부렸었다. 
꼭 애정 결핍증 환자처럼. 

그때 그언니가 나의 어릴적 경험담과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답답함을 듣고 
내게 해준 얘기는 아직도 이렇게 가끔 약해빠진 내 모습을 발견할때면 기억이 난다. 

사람은 누구나 어렸을때의 상처들을 가지고 있는데 
어딘가 자신의 결함을 발견하거나 힘들어지면 
자신의 어린시절을 얘기하면서 그 뒤로 숨어버린다고. 
난 어렸을때 너무 많이 ~해서 이렇게 된것 같아....라던가. 

후.... 
그래.. 그래왔던 것 같다. 
그때의 그 안좋은 기억들이 나를 이렇게 억압하고 나를 형성해 왔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노라고 말하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근데... 정말, 그런거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봤을때 정말 그랬을까? 

난... 아직도 어른이고싶지 않은건지도 모른다. 
이렇듯 어렸을때의 기억에 숨어서 영원히 크고싶지 않은건지도... 
꼭 애정결핍증 환자처럼 혼자가 되면 손잡아줄 누군가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하지만 많은 사람들 틈에 있어도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건 내가 아님을 안다. 
아무리 타인의 틀에 끼워 맞추고 웃고 있어도 그건 더이상 내가 아닌거다. 

그래서... 사람들을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아진걸지도... 


이제 연습이다. 
둘이 만나 서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