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에 대한 안도나 후회

Posted 2009. 1. 8. 05:23

사람은 참 간사해서, 어떤 선택에 대한 후회나 안도가 계속 유지되란 법은 없다.

그래서 지금 내가 어떤 선택을 후회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선택이 나빴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냥 단지 힘들기때문에 잠시 드는 생각일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선택에 대한 후회 중 상당부분은
잘되면 내탓, 못되면 남탓을 하는거나
아이에 대해서 좋은점은 다 본인을 닮았고 나쁜점은 다 배우자를 탓하는 부모들 처럼,
누구에 대한 혹은 무엇에 대한 탓을하고 싶은 본능적 욕구때문에
후회를 하는건 아닐까.

실은 그 선택 자체가 문제였던게 아니라
그 선택후의 노력이나 태도가 문제였는데,
"에이 그때 선택을 잘못했어,"라고 핑계대고 싶은건 아닐까.

선택이 중요한건,
갈림길이 중요한건...
그 선택을 하는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여러 방향중
어느쪽으로 갈것인가를 결정하는 순간이기 때문이지

선택 후에 돌아보고 핑계가 되어주기 위해서는 아닐 터.

결론은.. 그래서 지금이 중요하다는 거다.

조금은 숨을 고르고,
냉철하게, 신중하게, 나 자신을 위해서 선택을 해야할때다.

어쩌다보니

Posted 2009. 1. 6. 06:03


요새는 새벽에 글을 많이 남기게 된다.
그리고, 거의 취침 전의 글이며,
그래서 대부분의 글엔 감상과 감정이 담뿍 담겨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 다시 글을 보게 되었을때,
민망하다거나 감상적이 되었다는 생각보다는
나에게 얼마나 전환점이 필요한지를 느끼게 한다.

이것은 절대적인 얘기다.
상대적으로 내가 다른사람보다 많이 고민하면서, 괴로워하면서 살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
요즘의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잘 모르겠다기 보다는 경이롭고 감탄스럽다.

그래서 비교가 안된다.
애초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건 불가능하겠지만,
예전에는 난 왜이렇게 힘들게 살까라는 자기연민에 빠져있었다거나,
그래도 나름 잘 살아나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근거가 내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타인들의 삶이 기준이 되어왔다면,

지금은 아애 내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 나가고 있는지,
아니면 살아 지는건지, 마지못해 사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거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그래서 들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오히려 글을 쓰는게 두렵기도 하다.
나 자신에 대해, 감정에 대해, 고민에 대해 글을 쓰며,
구체화되고, 명확해지기도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규정해버리거나, 완벽주의나 강박관념을 투영해서
모노 드라마를 찍고있는 자신을 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될까봐.

아, 속 시끄럽다.

돌아보면, 나에겐 언제나 결핍보다는 과잉이 문제였던 것 같다.

생각의 과잉,
말의 과잉,
감정의 과잉,
애정의 과잉,
의욕, 열정, 애착, 호기심따위의 과잉,
그리고 여러 종류의 입력의 과잉...

그리고 그러한 과잉들의 근저에는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러한 욕심은 완벽주의,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로 부터 파생한다.

모순되게도 이는 결과적으로 더욱 낮은 자존감을 return함으로써,
자기 비하와 부정을 통한 자기학대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어떤 시스템에 들어와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일 등 모든 것들이 거의 0에서 시작해서
시간이 지나면 점점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일에 있어서도 작고 큰 오점을 남기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좋은 관계 뿐 아니라
불편한 관계, 어색한 관계, 애증의 관계 등 다양한 관계들이
축적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공간적으로,
자신을 잘 모르는 새로운 곳에 가서
백지위에서 새로 시작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시간적으로는
새해가 되면 작년의 오류를 깨끗이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하는게 아닐까.

어떤 면에서는
버릴 것을 버리고, 잊을 건 잊는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첫 단계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부분들은 완결짓고,
그 다음이 버릴것을 버리는 게 아닐까.


요즘의 내가 미칠것 같은 이유는
지금까지 저질러 온 실수들을 만회하고 싶은
부질없는 욕망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모순적인 속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인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왠지 서글픈 금요일 저녁

Posted 2008. 11. 28. 20:00
제목을 "왠지 슬픈"이라고 썼다가 "서글픈"으로 바꿨다.

이번주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이틀은 앓아 누웠었고, 다른 이틀은 회사에 출근하고,
밤에 작업 하고, 후배 논문을 약간 거들고...

그러다보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태해지고
해야할 일들을 놓쳐왔는지,
지금도 놓치고 있는지 깨닳았다.

고민의 무한루프.
고민에 대한 log 파일로 머리가 가득차도록 둬선 안돼.

약기운이 떨어져 깨다

Posted 2008. 11. 26. 06:05


어제 새벽부터 몸살에 시달리다가, 어제는 결국 회사와 학교를 모두 쉬었다.
한달에 한 번 있는 랩미팅... 거의 빠져본적이 없건만.

어제 밤엔 약먹고 일찍 잠들었다가,
약기운이 떨어져 5시쯤 깼는데,
약 먹고 아직 약발이 안받아서 으악 으악 비명을 지르며 잠못자고 있다.

온몸이 마디마디 쑤씬다.
약기운이 돌면 좀 괜찮아지겠지....

과연, 오늘은 회사를 나갈 수 있을것인가...

천성적인 게으름

Posted 2008. 11. 12. 13:22

가장 무서운 것은
몸의 병이 아니라,

마음의 병이다.

Self-pity.
- D.H.Lawrence(1929)

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A small bird will drop frozen dead from a bough
without ever having felt sorry for itself.

자자, 나는 지금 자야한다.

Posted 2008. 11. 5. 05:16

그래야 출근한다.

샘께 보낸 4년차답지 않은 메일에 대한 우려는 버리고,
자야만 한다.

후회하지 않아.

+IPod touch 득템. 아자씨, 고마워.


아니, 솔직히 그것도 전혀 없지는 않겠지...

그렇지만 그보다도,

지금의 내가 이렇게 힘든건
몸이 아픈것과, 그리고 자꾸만 그 뒤에 숨으려는 약한 마음과,
너무 오랫동안 쉬지 못하고, 자꾸 고질적인 난관들에 부딪혀 지쳤기 때문이지,

결코 처음의 그 마음이 달라졌다거나,
앞으로 정말 공부를, 이 일을 하고싶지 않은 건 아니라는 걸 깨닳았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다시 시작.

그리고, 당장 무리하기 보다는 슬슬 속도를 내기.

단 마음은 굳게 먹을 것.

예의없는 것들

Posted 2007. 5. 21. 09:52


사람들에게 할 도리, 지켜야 할 예의는 지켜주기.
다만 돌아오는 반응에는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것.
그래서 괜히 상대방의 예의 없음에 쓸데없는 상처받지 말것.

세상엔 생각보다 예의없는 것들이 많고,
그런 사람들 모두에게 신경쓰면서 사는 것은 내 정신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What though life conspire to cheat you  
 Пушкин

What though life conspire to cheat you,
Do not sorrow or complain.
Lie still on the day of pain,
And the day of joy will greet you.

Hearts live in the coming day.
There's an end to passing sorrow.  
Suddenly all flies away,
And delight returns tomorrow.



마음은 미래에 산다, 정말로.
하지만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미래 역시 그럴 것이다.

마음을 다잡아야지.
 

뭔가,

Posted 2007. 4. 10. 19:09
 
가슴속엔 많은 말들이 있는데,
풀어내질 못하겠다.

학문적 글쓰기의 맹점은
하고싶은 말 보다는 해도 되는 말만 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아닐까?

어느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고야 말았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빨리 집에 가서, 우냥이를 봐야겠다.

 

며칠간의 교훈

Posted 2007. 4. 9. 09:55
먼저, 착하게 살자.
세상은 좁디 좁고, 환경판, 운동판은 더더욱 그러하여,
정말 착하게 살아야 한다.

둘째, 그나마 요새는 자주는 아니지만,
앞으로는 더 줄여야겠다.
(뭘?)


셋째, 지금은 뒤 보다는 앞을보고 갈때.
너무 많은 상념에 젖는것은 정신 건강에 그렇게 좋지 않다.
사람에 대해서도, 일에 대해서도.

나란 인간은 어째 늘상 이러는지 모르겠다.





괴롭다, 심히.

 

출퇴근 l i f e

Posted 2007. 3. 30. 17:54

금요일 오후 5시 50분.

출퇴근하는 삶이 시작되고서 가장 큰 변화는
주말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는 거...랄까.

학교에 있을때,
최근 2년을 제외하고는 주말에도 늘 학교에 있는 사람이었고
그나마 최근 2년정도는 주말에는 쉬자...주의자로 돌아섰지만.
집에 있어도 늘 무거운 마음은 주말에도 계속 되었었다.

출퇴근 life에서도 현재 나의 다중 소속(?)때문에 주말에 맘이 그리 편한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 시간 만큼은... 안도감이 느껴진다.


사람의 적응 능력

Posted 2007. 3. 29. 14:00

사람의 적응력은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대학원에서의 4년여 남짓.
계속 동일한 공간에 있으면서,
바로 아래 후배들을 맞고, 동기들을 내보내고, 또 후배들을 내보내고...

그 시간동안, 그 공간에서 나는 당연히 그 공간의 주체였고,
처음엔 손님처럼 느껴지던 후배들이 자리를 잡고, 익숙해 지고, 함께 많은 것들을 하고...

그러면서
최근에는 떠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이유는 나 자신의 문제와 외적인 문제 여러가지로 아주 복합적이었다.

정작 그 공간은 부수적인 공간이 되고
이곳 연구원에 출근한지 이제 딱 3주.

이 공간이 어느새 익숙해져 있고,
어제 가 본 학교 연구실에선
이미 나 스스로가 손님처럼 느껴져 버렸다.

그래서인지 약간은 그리운 느낌이 들기도.

풀리지 않는 무언가

Posted 2007. 3. 28. 15:54
가슴에 응어리가 있는 것 같다.

그게 무엇인지, 왜 이리 불안한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도망치지는 않을거야.

 

새로운 공간

Posted 2007. 3. 27. 16:50

Tistory에 보금자리를 만든건 벌써 석달쯤 전이다.
그렇지만 계속 바쁨+게으름+망설임...등으로 방치해두고 있었다.

그러다...
나에겐 좀 더 자유로운 공간이 필요하단 생각에 다시 들어왔다.

얼마나 잘 쓸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내 감정과 생각을 다듬는데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되기를 빌며...

Start up!


2009년 1월,
진보넷 블로그의 많지 않은 글을 옮겨오고 있는 중. 

 

이사

Posted 2006. 10. 25. 16:29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달이다.

그 중 가장 큰 일은 이사를 한 것.

 

이사하기 전의 원래 살던 원룸에서의 약 한달반은 악몽같았다.

 

8월 말쯤, 내 방문 앞에 누군가가 와서 계속 문을 두들기면서 내게 말을 걸었고,

다행히 문은 열어주지 않았지만

그날 옆방에는 도둑이 들었다. 훔쳐간건 없었지만 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밤중에 누군가 내 방문을 두들겼다.

남자친구가 같이 있었는데, 반사적으로 누구세요?했더니

남자 목소리를 듣고 도망가더라.

 

무서워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지내길 2주정도.

그러다 급한 일들을 끝내고 이사 할 집을 알아보고 다니는데

최근 2년 사이에 원룸값이 거의 1.5배정도는 올라서,

옮길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이사를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던 9월 말 즈음,

내 원룸 주차장에 세워놓은 남자친구 차에서 카메라+렌즈 약 500만원상당을 도난당했다.

트렁크까지 뒤져서 다 가져갔더라.

 

도저히 맘편히 살 수가 없어서, 근처 주택가로 이사를 한게 지지난 주말.

 

이사하기 전날 안면이 있는 수퍼마켓 아저씨에게서

근처에서 들은 도둑 사건만 4건이고, 성폭행 사건도 일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요새는 원룸촌이 일반 주택가보다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한 집은 뛰어노는 애들 재잘거리는 소리에

(어찌보면 시끄럽기도 하지만, 그런일들을 겪은 후라 그런지)

왠지 안도감이 느껴진다.

 

한달 반정도 불안정한 생활을 했더니

이사한 집이 교통이 좀 더 불편하고, 낡은 집인데도

맘 편하게 돌아가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게

그렇게 감사할수가 없다.

과거

Posted 2006. 8. 15. 20:00

오늘은

유난히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하루다.

 

 

 

하나.

 

어젯밤 계화도의 은별이가 내 방에 와서 자고,

함께 영화도 보고 돌아 다녔다.

 

얼마 전에 은별이 어머님이 물일을 하시다 돌아가셨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되면서 계화도에는

여러가지 변화들이 생겨났는데 

결국 그 땅과 바다를 터전을 살아가시던 분의 목숨마저 앗아갔다.

 

그 소식을 듣고 제일 걱정이 되었던게 그 아이였는데

얼굴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무엇인가에 대해 내색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신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결과를 낳지는 말아야 할텐데.

 

실은 "각설탕"을 보면서 영화 내용때문에 조금 더 신경이 쓰였다.

 

 

 

둘.

은별이와 함께 있으면서 상용에게 전화를 했는데,

일하러 삼척에 내려가고 있다고.

그러다 연구실에 들어와서 발바리 사이트에 가보니

너무너무 부러운 바이크썸머 사진들이 한가득이더라.

 상용 얼굴이나 아르님 얼굴도 보이고.

 

모레부터는 에코토피아를 한다지.

뭐랄까... 내 삶에서 상당히 소중했던 것들을 한발자욱 떨어져서 지켜보는 느낌이란...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달까.

 

하지만... 내 머리와 맘 속에 남아있는 것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봄.

 

 

 

셋.

유학가셨던 선배가 잠시 휴가차 한국에 오셨는데

수다를 떨다보니 두시간이 금새 가버렸다.

선배의 유학 생활과 내 대학원 생활...

많이 다르지만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고민들은

상당히 닮아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정말 화이팅 해야겠단 다짐.

 

 

 

지금 뭔가를 새로 시작하고 열심히 한다는 것은

열심히 해왔던 뭔가에

(적어도 시간을 투자한다는 면에서는)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욕심이 많아서인지

많은 아쉬움과 자책감이 몰려든다.

 

머리속이 참 복잡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산적해 있는 '해야하는 일들'을 먼저 해치워야지.

熱帶夜

Posted 2006. 8. 1. 06:01

온통 하늘을 뒤덮던 구름들이 걷히고

태양이 작열하는 하늘을 보며,

 

문득 태양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똑같이 빛나고 있었음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깨닫다.

 

'늘' 그렇게 빛나고 있음에도

내가 서 있는 땅 위의 아주 가까운 곳을 살짝 덮고있는,

어찌보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구름으로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다니.

 

나란 존재는 너무나 가벼워서

너무 쉽게 절망하고,

보이지 않는것들은 금새 의심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캄캄한 날들은 지나가고...

그리고, 이제는,

熱帶夜다.

Time to live present

Posted 2006. 7. 27. 07:43

며칠간의 여행과 며칠간의 후유증.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할 때.

 

하고있는 프로젝트 일도 밀렸고,

아마 조만간 다른 프로젝트도 시작할 것 같다.

 

작년에 중앙아시아에 여행을 갔을 때

국경이 막혀 지친 맘과 몸으로

온통 잿빛의 먼지 가득한 찌뿌드드한 하늘아래 되돌아왔을 때,

숙소도 없어 고생하다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하늘도 파래서 다른 세상인데다

몇시간 못잤는데도, 잠자리가 편하지 않았는데도,

그래도 다시 나설 용기가 나더라.

 

그 때

전날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아침이 되면 다시 길을 나설 힘이 생긴다는것.

 

그게 바로 축복이란 생각을 했더랬다.

 

삶은 그렇게 지속되고, 다시 웃는 거겠지.

방학의 시작

Posted 2006. 6. 27. 23:56

,,과 함께 몇가지 일들의 연속.

 

먼저 내 생애 마지막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충당 가능할 듯.

단, 지금까지 벌여 놓은 일들을 논문으로 훌륭히 투고할 것이 전제.

어쨌든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한동안은 생활고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

 

낮에는... 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려고 하다가

선생님께 태클(?) 걸리다.

실은 나도 좀 망설이고 있었지만.

 

여튼,

후배님들과 복닥복닥 지내는 것은

관계와 연결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그래도 한번은 지나치게 관계지향적인 나를 벗고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즈음

변신~하려 하였으나 일단은 불가.

 

수료를 하고 운 좋으면 1년정도 멀리 다녀올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때야말로 맘껏 고독해질 계기가 될지니.

 

저녁에는

익숙한 사람들과의 회의.

어느 새 팀이라고 느껴지는 사람들.

그건 그들의 인덕 덕분이리라.


박새 얘기

Posted 2005. 11. 17. 23:13

아래 행인님이 딴지를 거셨길래(ㅋㅋ)

잠시 박새에 대해 아는척.

(실은 저도 얼마 전에 답사가서 배운거랍니다.)

 

일단 때까치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출처: aves.birdinkorea.net

 

위 사진은 좀 많이 붉게 나왔는데 실제로 저렇게 붉은색 보다는 배쪽은 아이보리에 가깝습니다(아래 그림 참고).

생긴게 까치하고는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저런 이름이 붙은 이유 중 하나는

꼬리 부분이 길고 꼬리를 위아래로 까딱거리는 모습이 까치랑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세종류의 박새가 있습니다.

박새, 진박새, 쇠박새 인데요,

먼저 박새는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출처: map.encyber.com/ bird/

 

다음은 진박새

출처: map.encyber.com/ bird/

 

마지막으로 쇠박새

출처: blog.segye.com/leejr

 

우리나라 새들 이름 앞에 '쇠'자가 붙는 경우는

그 종류중에 작을 경우 입니다.

백로중에 작은 애는 쇠백로.. 뭐 이런식이죠.

 

박새 세 종류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넥타이 확인법입니다. ^^

 

긴 넥타이를 맨 것이 박새(까만 선이 배까지 내려와 있죠).

나비넥타이를 매고 머리 위에 뾰족하게 올라온 것이 진박새.

머리 위에 모자만 쓰고 넥타이는 메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것이 쇠박새입니다. 

 

가끔 도시에서 참새정도 크기의 새가 재빨리 날라가는데,

몸 전체 색깔이 회색톤이다..하면 박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며칠 남지 않음

Posted 2005. 7. 26. 22:57

간다.
중앙아시아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출발 D-4

   중국 북경 경유(7.30)

카작 알마티(7.31- 8.2)

키르키즈 카라콜(8.2-3)

   비슈켁/이수쿨(8.3-4)

   오쉬(8.4-5)

   비슈켁(8.5-6)

우즈벡 타쉬켄트(8.6-7)

   사마르칸드(8.7-9)

   부하라(8.9-10)

   히바(8.10 -11)

   우르켄치(8.11-12)

   타쉬켄트-인천(8.12-13)


Serra Pelada gold mine, Brazil, 1986.

(C) Sebastiao Salgado


세바스티앙 살가도.
위의 사진은 지금 내 방 벽에 붙어있기도 하다.

기억에 남는 말..

 

"만일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고 단순히 측은한 감정만을 느낀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보여주는 방법에 있어서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이민, 난민, 망명자 부분에 붙여

"사진은 현실이 집적된 세계를 수천편의 글이나 말보다 더 잘 보여주는,
번역이 필요없는 보편적인 언어"

가장 좋았던 사진은


Dispute between Serra Pelada gold mine workers and military police, Brazil, 1986
(C) Sebastiao Salgado


아, 총구를 마주 잡은 저 손.

 

브레송 사진전도 다녀왔는데,

분위기도, 방침도, 내 느낌도 많이 다르다.

 

아래 사진은 브레송 사진중 가장 맘에 든 사진.

정말 찰나의 거장이라 불릴만 하다.(그러나 Salgado가 훨씬 내 취향...)



p.s. 두 전시회 분위기 차이는

딱 예술의 전당과 프레스 센터. 그 차이만큼인듯.

비오는 홍대, 새벽

Posted 2005. 7. 1. 03:20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리던 일요일 홍대의 밤.
그녀들은 정전된 홍대 거리를 거닐며
사춘기보다 더한 20대 후반을 얘기했다.

27, 28, 29.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곤 하지만,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달려본 적도 있으며,
그렇게 달렸기에 느끼는 실망감, 허탈함,
이후에 찾아오는 무기력함도 느껴보았으며,

그/럼/에/도/불/구/하/고
아직 완전히 체념하거나 삶에 관대하지 못하고,
자신을 채찍질하고 끊임없이 꿈꾸는 그녀들은..

그렇게 잠시 미쳐도
삶은 계속 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질풍노도의 시기 20대 후반.

삶에대해서도, 사랑에 대해서도,
일에대해서도, 가족에 대해서도,
열정, 성, 술, 담배, 학문 그 어느것에 대해서도,
아니 심지어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도 여전히 물음이 진행중인
'그녀'들중 하나인 나는

아직도 꿈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한편에서 달콤하게 유혹하는 안락과 안정의 길에대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무엇이 두려운가,
무엇이 이리도 불안한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미치게 만들고,
잠못들게 하고,

불만족스럽게 만드는가.


 

어쩌면 가장 위험한 것은 미치는 것이 아니라

덜 미치는 걸지도 모른다.

최근근황, 슬램덩크 티셔츠

Posted 2005. 6. 2. 20:30


학기말.
이 단어 하나로 더이상의 근황 설명은 별 필요가 없을듯 ^^;;


또하나는 지름신 강령 ㅡ.ㅡ

슬램덩크 티셔츠를 사버리고야 말았다.


위 사진은 티셔츠를 보면서 미친사람마냥 좋아하는 나를 보고
연구실 사람이찍어준 사진...^^;;; 

아 정대만의 대사가 절실히 와 닿는 요즈음이다. 

 

"체력이 떨어졌어, 난."

 ㅡ.ㅡ


한 고비

Posted 2005. 2. 24. 01:22
.. 넘으면 또 한 고비.
그게 인생인가 보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미니홈피 제목이 한때
'놀지못하는 인간은 죽어라' 였단다.
그 얘길 같이 듣고있던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너 죽으래..라고 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니.. 그러지 않았던 적이 과연 존재하긴 했나?

아주 짧게 일본에 다녀왔다.
일하러 갔으니 일하다 왔다.

왠지 서글프다.

끊임없는 욕심에 사로잡혀
나를 잃어가고 있는게 아닐까.

돈을 많이 가진 사람도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知' 역시 알면 알수록 자신이 아는게 별로 없음을 더 깨닳는 것인데.

지식에 대한 탐욕이 돈에대한 탐욕보다 낫다고,
보다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지식은 욕심을 부릴수록 공유하는게 많아진다거나
사회에 도움을 줄 여지가 많아진다는 건 맞다.

하지만 자신 스스로에게는 별로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욕으로 스스로를 파괴하는 바보는 되지 말자.
제발.

 

삶에 궁극적인 변화

Posted 2005. 2. 14. 03:30

..가 있었던게 아니라,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즈음.

 

어제 내내 연구실서 추위에 떨면서 일하고,

지금은 방에까지 들어와서 일하고 있고,

새벽6시에 답사 출발.

잠은 아마 못잘듯.

 

궁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포지션의 변화에서 비롯했다.

 

포지션의 변화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땅에서 보다 장기전을 준비한다는 미명하에

좀 더 공부를 하자고 맘먹을때는

말 그대로 "공부를 더 하는것"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 비효율적이고 생각이 없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학위를 몇년 내에 따고, 무슨학 학위를 딸지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결정적으로 내 역할과 다른사람과의 관계 변화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박사과정생으로 올라가면서

가장 큰 변화는 어떤 일을 총괄하는 매니져가 된다는 것인데,

더이상 '학생'으로써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입장이 되면서

이놈의 '관료주의'가 내 문제로써 뼈저리게 다가오고 있다.

 

당췌 이놈의 사회는 왜 뭔가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그걸 숨기고 싶은 사회이냔 말이다.

열심히, 이것저것 배우고 열심히 하면,

일만 더 하고,

손해보고,

약지 못하고 아둔하다는 소리나 듣게된다.

 

전에 내 입장에서 일을 잘한다는건

내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하고,

기껏해야 거기에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내거나,

남의 일을 거드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이 많을때 나는 "그냥 내가 하고말지."였다.

 

그런데 조정하는 역할에 서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손해보는 꼴은 도저히 눈뜨고 못보겠더라.

 

(내가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고마워하는 선배가 두명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잘 챙겨줘서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아직은 나 하나 제대로 못챙기지만)

나 자신의 부지런함의 문제에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사람들에게 일을 잘 분배하고,

썪어빠진 구조 내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일을 때려치우고싶지 않게,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게 내 목표가 되었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좋은선배",

사회에서의 "좋은 리더"인가 아닌가는

그들이 얼마나 강한 리더쉽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공정한가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의 함정도 싫지만 독재가 더 싫다.)

그리고 그 공정함은 착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손해보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내게 필요한 궁극적인 변화는

건강해지자! ㅡ.ㅡ 이다.

 

쌩뚱맞지만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체력이 따라줘야 한다는게

최근 며칠간의 결론...

내 몸하나 건사하지 못하면서

도데체 누굴 챙길 수 있단 말이냐.

 

 

 

... 그러기 위해서는 좀 일찍자야 할텐데,

오늘은 잠자기 글렀구먼. ㅠ_ㅠ

 

 

[예전 글] 두려움 없이

Posted 2005. 1. 25. 02:34


살고싶다.

살아 숨쉬고 싶다.

콩닥 콩닥이 아니라
펄떡~ 살아 날뛰는 횟감이고 싶다.

절망에 고개 떨궈
죽은 듯 누워있을 때 들리는 건

나태한 나 자신과는
사뭇 다른 내 심장 소리

그 심장처럼


깨어있고 싶네


누군가의 말처럼
"나에게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의미 없는 성공이고
익숙한 것에 머무름이고
실패가 두려워 도사리는 것"

이젠
두려움 없이 날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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