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니, 어제는.

Posted 2011. 6. 17. 03:05
아침부터 밤까지 바쁜 하루였다.
학교-여의도-모자원고개-상도-교대를 거쳐
집에 돌아 와, 왠지 잠 못드는 밤.

가끔 이런 밤이면
금새라도 바닥으로 꺼지다 못해
내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아니,
실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가 더 옳은 표현이겠지.

요즘은 이럴 때,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일꺼라는 생각으로
나를 다독인다.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내 안에 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발짝 씩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이
딱 운동이 내 몸을 변화시키는 만큼만 정직하면 좋겠다.
잘 보이지 않고, 매우 느리더라도,
그러다 문득 달라진 나를 느낄 수 있기를. 

그리고 욕심을 조금 더 부려보자면,
그 길 위에서,
혼자가 아니기를.

 

Scene 그리고, Guild.

Posted 2011. 6. 14. 00:33

누군가는 본인 블로그 인맥(?)들을 분석해보니 채이는 게 박사더라하고 있고, 
누군가는 본인의 과거 로맨스 대상이 교수가 되어 뭔가 더이상 낭만적이지 않음을 개탄했다(?).

인맥이 거기서 거기인 건 ,
유유상종하는게 편하기때문이 아닐까.
서로 선배님, 박사님, 교수님, 소장님 등 그 Scene 내에서
서로를 등급 메기고, 인정하고 인정 받으며 안심하고,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그 외부의 세계에 구지 나서려고 하지 않는,
안주하려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

그렇게 자연스럽게 형성 된 Guild는 모든 종류의 업종(?)에 존재해서,
자신의 물을 벗어 나 다른 시도를 하는 순간
여기에도, 저기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는 경험들을 하게 되니까.

결국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외로움은 평생 지고 가야 하는 짐이 되는 걸까.

6년 반 전에도 했던 고민을,
길고 긴 시간을 돌아
지금
다시 하고 있다.

그 때의 글을 썼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이상주의자이고,
사람들에게 느낀 서운함에 감정적인 글을 쓰긴 했지만,
근본적인 고민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너무 슬프다.

어쩜 나는 평생 요모냥 요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주저하게 한다.

한밤 중의 외출

Posted 2011. 6. 12. 02:18
아파트 19층까지 들릴정도의 앙칼진 고냉이들 울음소리에,
우리집 아그들이 베란다에 바짝 붙어서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혹시 어느 아깽이가 위험에 빠진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양 주머니 가득 사료와 캔을 넣고 출똥!

소리의 근원을 찾아 아파트 단지를 헤메다 찾은 건
한 쌍의 청소년묘(추정).

아마도 짝짓기를 하려던 것으로 보였는데 ㅡ.ㅡ
아가씨 성격이 장난이 아니었나보다.
온 단지가 쩌렁쩌렁 울리게 울어 댄 걸 보면.

우리가 다가가자 황급히 흩어진 두 녀석을 위해 가져간 사료를 듬뿍 쏟아 놓고
그냥 돌아오기가 아쉬워 주변을 서성이다 다시 돌아가 보니,
두 녀석 중 한 마리가 맛있게 사료를 먹어주고 있었다.

주머니에 남았던 캔 한개도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노랑둥이를 위해 화단 돌 위에 쏟아놓고 들어왔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우냥이 아그들 가졌을 때가 생각이 났다.

짝짓기를 하고 새끼들을 가지면
평상시 먹던 것 보다 3-4배를 흡입하는 모습을 봤던지라
종종 경비아저씨 몰래 먹을걸 좀 가져다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쯤에서 적절한
pregnant 우냥 사진들. 

나도 한땐 이렇게 하얗고, 날씬했었다규!

출산 일주일 전. 저 안에 다섯마리가 바글바글!

출산 3일 전 날, 만삭의 우냥. 하루종일 잠만 잤다. 

길냥이들의 출산에 대해서는 그 녀석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복잡한 심경이 되지만,
그래서 TNR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이왕 태어난 모든 생명은 축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아그들, 힘내!

 

머리가 복닥복닥

Posted 2011. 6. 11. 23:27
갑작스런 제안에 머리가 복닥복닥.

짧은 시간, 적은 경험치, 여물지 못한 고민.
과연 내가 만족할만큼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망설이는 이유는
지금 내가 가야함이 마땅한 길이 늦어지는 것 때문이 아니라,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자꾸만 되뇌인다.
I'm not strong enough.

Weight training 하다 죽을 뻔

Posted 2011. 6. 10. 00:23
지난 주에 언제나처럼 노래를 들으며 운동중이었다.

새로 옮긴 옥상달빛 1집을 들었는데,
옥상라됴2에서 두 아가씨가 미치미치하면서 대화하는 내용을 듣다
웃음이 터졌다.
하필 팔, 등,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있을 때.
순간 팔에 힘이 풀리며 죽을뻔.

그런데 그 자체보다 더 쪽팔렸던 건
운동하면서 자주 보는 외국인 아저씨가 바로 옆자리에 있었다는 것.

혼자 운동하던 애가 갑자기 히죽히죽하다 못해
웃음을 참느라 끅끅거리던 날 보고
아마 왠 미친 여자인가 했을게다.

하지만 수요일에 운동 빠진건 아파서지
쪽팔려서 못 간건 아니다. ㅡ.ㅡ;

오늘은 스쿼시치면서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마~니 들었는데,
그러고선 집에와서 기절. 너무 열심히 뛴겐가.
(요새 무척 hard trained 당하고 있다. 실력이 늘었다면 그건 모두 여러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다시 내일은 열심히 weight!
 

Posted 2011. 6. 9. 01:04
저녁에 학원에 다녀 오는 길.
상도역 즈음부터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비가 조금 내리다 말다를 세 번 반복.

우산이 없었지만 용감히 걸어오기 시작한 건,
어두운 하늘에 먹구름 사이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여서였다.

논문을 쓰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비를 기다리는 경험들을 통해
어느정도는 하늘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래봐야 한시간 이내의 비올 확률 정도이고,
첨단 기기의 도움을 받아야 정확해지는 선무당 수준이지만. ㅋ

번개와 천둥이 치는 하늘을 바라보며,
문득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늦은 여름밤이 생각났다. 
유량을 재려고 쇠막대기를 들고 무모하게 도림천에 들어갔다가
바로 인근에서 천둥번개가 쳐대서
공포에 떨었던 어느 밤. 

아앗
그게 벌써 거의 2년 전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가 오면 어딘가로 뛰쳐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언제나 도돌이표

Posted 2011. 6. 7. 21:46
결론은 하나.
욕심이 많아서.

내가 괴로운 이유. 

오랜 친구들

Posted 2011. 6. 7. 01:48

오랜 친구들과의 저녁과 이어진 대화.
정군, 후니, TO.

10여년 전의 우리 생각에는
이 정도 나이가 되면, 뭔가 훨씬 안정적이고 근사한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았는데,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자신의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뭐 후반전은 대부분 Luna의 연애 및 결혼 상담소 분위기였지만. ㅋㅋㅋ

12시가 넘어가며 급속도로 피곤해하는 정군을 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고,
여전히 나 못지 않게 논쟁적인 TO와는 어찌 어찌해도 결국 내 의도가 잘 전달 된 것 같아 다행이고,
아침 6시부터 직장에서 알바를 뛰어야 하는 후니에게는 미안. 덕분에 편하게 잘 왔다!

그리고 새삼,
이렇게 오래되어 더욱 편한 남자사람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어제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고(?),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은 녀석들.

잘들 살아 남자고.

[강력 추천 만화] 토리빵

Posted 2011. 6. 5. 23:30

[토리빵 1권의 표지] 일본청딱따구리(Picus Awokera)
만화 내내 폰짱이라 불리는 저 녀석은 우리나라의 청딱따구리(Picus Canus)와는 조금 다른 녀석인가보다.

아래 사진은 우리나라 청딱따구리(암컷).
우리나라 청딱따구리의 경우 암컷 머리에 빨간 무늬가 없지만 일본 녀석들은 암수 공히 빨간 무늬가 있나보다.


여튼 참 독특한 세계관과 정신세계를 가진 작가인데,
나는 너무 부러운 점이 많았다.
(특히 곤충,벌레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을 아무렇지 않게 턱턱 잡는 모습ㅡㅅㅡ)

토후쿠 지방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어려서부터 보통의 여자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데,
처음 새의 관찰기로 시작하는 듯한 만화는,
새, 곤충, 식물과 기타 등등의 여러 가지에 대한 작가의 감수성을 너무 잘 보여준다.

4페이지/회의 구성 중 꼭 마지막 페이지는 4컷 만화가 아니라
한 페이지 전체를 할애하여 작가의 감정선이 잘 표현되고 있는데,
특히 계절의 변화에 대한 작가의 나래이션과 그림의 조화는 굉장히 훌륭하다.

그러나 이러한 감수성만이 이 만화의 전부는 아니다.
이 만화에서 묘사한 직박구리를 보고 한참을 웃었는데,


그건 새들의 성격과 표정이 너무나 잘 살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가의 개그감이나 새들에 대한 헌신도도 매우 높아 보는 내내 즐거워하고 감동하기를 반복.

(실제 직박구리는 우리나라의 도시에서도 매우 흔히 볼수 있으며, 매우 시끄럽고, 호전적인 녀석들이다.)

결론: 감수성과 개그감이 함께 잘 살아있는 보기 드문 즐거운 만화.

상처를 치료해 주는 남자

vs.

원흉을 쫒아 가 복수해 주는 남자

현실, 이런거 다 떠나서
적어도 드라마 상에서는 복수해 주는 남자의 완벽한 승리다. 
강하고 꿋꿋해보이는 여자들도 실은
마음 한켠에서 나만의 Hero를 원하는 걸.

그러니 이 대사가 확 꽂힐 수 밖에.

"굳이 내가 지키지 않아도 잘 돌아가는 지구 대신에
내가 반드시 지켜야 되는 게 여기 있어.
오늘은 너무 멋진 짓을 심하게 해서 몸이 피곤해.
충전~"

아, 정말.

(똥꼬진 톤으로)
드라마 보고 가슴 떨리는
내가 너무 수치스러워~
순전히 제목때문에 알게 된 노래.
요새 내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어구다.

Apocalyptica는 무려 첼로 메탈 밴드라는 무시무시한 정체성을 가진 네명의 아저씨다.
YouTube에서 찾은 이들의 비쥬얼은 첼로보다는 '메탈'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그냥 소리만 듣는게 내 취향에 더 가깝다.



I'm not strong enough to stay away
Can't run from you
I just run back to you
Like a moth I'm drawn into your flame
Say my name, but it's not the same
You look in my eyes I'm stripped of my pride
And my soul surrenders and you bring my heart to its knees

[Chorus]

And it's killin' me when you're away, and I wanna leave and I wanna stay.
I'm so confused, So hard to choose.
Between the pleasure and the pain.
And I know it's wrong, and I know it's right.
Even if I try to win the fight, my heart would overrule my mind.
And I'm not strong enough to stay away

I'm not strong enough to stay away
What can I do?
I would die without you
And with your presence my heart knows no shame
I'm not to blame
Cause you bring my heart to its knees

[Chorus]

And it's killin' me when you're away, I wanna leave and I wanna stay.
I'm so confused, So hard to choose.
Between the pleasure and the pain
And I know it's wrong, and I know it's right.
Even if I try to win the fight, my heart would overrule my mind.
And I'm not strong enough to stay away

There's nothing I can do
My heart is chained to you
And I can't get free
Look what this has done to me

[Chorus]

And it's killin' me when you're away, I wanna leave and I wanna stay.
I'm so confused, So hard to choose.
Between the pleasure and the pain
And I know it's wrong, and I know it's right.
Even if I try to win the fight, my heart would overrule my mind.
And I'm not strong enough to stay away

not strong enough, strong enough




살짝 가려진 이들의 비쥬얼.


사진 출처는 http://pann.news.nate.com/info/250594546

오늘의 Squash

Posted 2011. 5. 31. 23:36

간만의 과음으로, 어제는 운동을 제꼈고,
오늘 squash 치러 감.
역시나 제3의 선생님께 발이 안움직인다는 지적을 받음.

늙었나벼.ㅠㅠ

그래도 나름 서브는 많이 는 것 같음.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6월 강습에서는 더 열심히!

이런 날

Posted 2011. 5. 28. 17:55
이런 날에는 좋지 않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사람들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두려워졌다.

내 인생의 남은 날이
모두 이런 날이면
어쩌지?

Women need fantasy.

Posted 2011. 5. 25. 23:32
그리고 그 환상은 더 만화같고, 유치하고, 비현실적일수록 좋다.

(감자들을 처형시키다 망설이는 똥꼬진.)

얼마만에 보는 우리나라 드라마인지.
아마 논문쓰기 전에 보던 선덕여왕이 마지막이었던 듯.
(TV만) 틀면 나와서 수도꼭지냐던 현빈에게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거늘.

아래는 pom 오라방이 일하다 찾았다며 블로그에 올린 자료.
노란색에 주목.


딱 차승원에게 어울리는 단어 아닌가? ㅋㅋ

나쁜 남자라기 보다는 츤데레인 독고진.
한국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던 나의 결심을 무너트리다. ㅠㅠ

오늘 오후

Posted 2011. 5. 25. 16:40

간만에 낮에 집에 들어왔더니,
이 녀석,
냉큼 내 다리위로 올라온다.

두 손을 쫙 뻗어 크로스하곤,
내 배에 올려 놓는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두 손을 와락 잡았는데,
왠일인지 손을 빼지 않는다.

주물럭 주물럭,
그릉 그릉 그릉.

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낮은 목 울림.

목 아래를 만지니 치켜 드는 고개,
한 음 높아진 소리.

언젠가 그리워질 것 같은
오늘
오후.

시간은 항상 성실히 흘러가지
나는 종종 흐름을 놓치곤 해
할 수 있던 거라곤 몸을 맡기고 그저
가만히

시간이 지나 오히려 더
알 수 없게 되는 일이 있어
하지만 그런 것 이제 전부 괜찮아

&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내일은,

Posted 2011. 5. 23. 23:04

아침에 일찍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아직 다 해석되지 않은 그 일들을,
그냥 훌훌 털어버렸음 좋겠다.

이노무 lag 걸린 머리는,
당췌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는 듯.

그냥 누군가 말해줬음 좋겠다.
"멍*아, 생각 할 가치도 없어!" 

덧. 자존감이 바닥을 치다 못해, 곧 자학 모드로 들어갈지도 모름.

Hoarding

Posted 2011. 5. 19. 16:11


가끔은 기억력이 그닥 좋지 못하다는 게, 너무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대부분은 정말 잊어버렸다기 보다는 마음 어느 한 부분에 살짝 덮어 둔 것 뿐이다.

그 시절에 자주 듣던 노래, 함께했던 장소, 닮은 (혹은 실제로는 전혀 닮지 않은) 얼굴,
심지어 그 때와 비슷한 온도와 습도의 바람까지.
아주 작은 단서들에의해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기억들은,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추억으로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는 일들 말고,
잘 못 한 일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하이킥할 것 같은 민망한 순간들,
너무 어렸기때문에, 혹은 너무 과하거나 미치지 못해 했던 크고 작은 실수들..
이런 건 좀 그만 잊어버려도 좋을텐데. 

하우스와 CSI 어느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결국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hoarding"의 증상들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맘이 편치만은 못했던 건
그들과 비슷한 요소가 나에게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내 인생의 복잡도를 낮추는 일의 시작은
사람들에 대한 미련한 미련, 그들과의 관계들에 대한 미련,
좀 더 좋은 사람이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고마워 (2011)

Posted 2011. 5. 19. 01:22


송일곤 감독의 <고마워, 미안해>로 시작한 영화는,
오점균 감독의 <쭈쭈>와 박흥식 감독의 <내 동생>을 지나
임순례 감독의 <고양이 키스>로 마무리 된다.

아이와 동물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전형적인 신파나 너무 뻔한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은
영화의 중반을 넘어서며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신파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나 역시 보면서 왈칵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참기 힘들었지만,
그와 함께 잔잔하고 따뜻하면서도, 소소한 반전들과 유머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물론 그 근저에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에서 시작해
 타인과, 그리고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주는 감동이 깔려있다.

+ 나오면서 임순례 감독님께 영화 잘 봤다는 인사를 드렸는데,
-물론 기억조차 못하시겠지만,-
세친구때부터 팬이었던 내 입장에서는 정말 무한한 영광이었다.


오늘 개막, 8회 환경영화제

Posted 2011. 5. 18. 01:23


한국환경영화의 흐름 섹션 > 도시, 물길을 잃다.

토르 (아니죠, thㅗ 르, 2011)

Posted 2011. 5. 17. 01:53


자야해서 길게 못 씀.

그 간 나온 쑤퍼 히어로들 중 아마 가장 여성 친화적인 캐릭터 아닐까?
(이유는 여성 동지들과 함께 관람하면 알게 될 것임.)

여튼 간만에 즐겁게 본 fantasy + super hero + romance 물 되시겠다.

덧.
주인공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오묘함의 일부는
금발머리 + 금발눈썹+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속눈썹의 조화에서 나오는 듯.

고로
아마 Olando Bloom과 Legolas의 간극처럼,
캐릭터 Thor와 배우 Chris Hemsworth도 느낌이 사뭇 다를 것 같다.

뚜벅이

Posted 2011. 5. 11. 16:25
날도 따뜻해지고, 나름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도 전보다는 좀 회복된 듯 하여
차를 놓고 다니기로 했다. 

우리집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면 정문에서 내려서 언어교육원까지 한 5-10분 걸으면 되는데,
입구역에서 학생들이 개때처럼(ㅡㅅㅡ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네)타더니,
내가 내려야하는 정문에서는 아무도 내리지 않고,
사람이 너무 많아 내릴 수도 없어, 한 정거장을 더 가서야 내렸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아침부터 뛰었더니(실은 빨리 걸었다.가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운동하러 가서는 기운이 모자라 쓰러질 뻔...

운동을 마치고 나와서 차 없이 걸어오는 길에는
고들빼기, 흰 고들빼기, 수수꽃다리, 일본목련, 냉이, 꽃다지, 꽃마리, 박태기 나무 등등
수없이 많은 꽃을 스쳐 지나왔는데,
무게를 줄이기위해 카메라를 빼 놓고 온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맥북에어에도 불구하고, 이 교재 저 교재, 이 물건 저 물건 쑤셔 넣은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책값의 반을 들여 책을 쪼갰지만 여전히 무거운 가방이 은근 스트레스였다.
결론은 가방도 다이어트를 해야한다였지만, 하나하나 꼽아도 뺄 게 없으니,
이게 보따리 장수의 운명이니 어쩌겠어.


 

아웃사이더 혹은 아웃라이어

Posted 2011. 5. 3. 03:49
중학교때인가 자기 소개하는 시간에 앞에 나가서 '저는 그냥 평범한 아이에요.'라고 소개를 했다가
나를 잘 아는 친구들에게 비웃음을 샀던 일이 있다.
아마 그 때 애들과 얘기하면서 내가 여러모로 평균에서 벗어나 있다는 걸 처음 자각한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어떻게 저런 생각과 발언을 했나 싶을 정도로
'남들과 달라서' 받는 설움을 아주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다. 
(아마 내가 그만큼 둔했던가 아니면 남들과 다른점이 다들 하나씩은 있고,
나도 그런것뿐이야라고 생각했던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사람을 나 말고 딱 두 명 봤다.
처음은 국민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남자아이였는데,
실은 그 친구는 졸업때까지 6년 내내 바보로 유명했던 친구였다.
반에서 나와 그 녀석만 글씨를 왼손으로 써서 선생한테 혼나고, 심지어 맞았던 기억도 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녀석이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혼나서 억지로 고친 경우였고, 요즘에야 그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들 생각하지만,
그 때 우리의 담임 선생은 나와 그 아이를 앞으로 불러 세워놓고
고집스레 고치지 않는(달리 말하면 자신의 말을 들어 * 먹지 않는) 나와 그 아이를 비교하며
반 애들로 하여금 그 아이를 향해 박수를 치도록 했다.
1학년때의 기억이 대부분 지워졌음에도 이 기억만은 이렇게 선명한 걸 보면,
내가 충격을 받긴 받았었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않은 나도 참 대단-_-하다 싶기도 하고.ㅋ

그러다가
대학원에 왔더니 왼손잡이용 책상이 있었다! (트랙백 참조)
수업을 들을때면 앞쪽으로 책상을 매번 옮겨와도
다음 시간에는 어김없이 제일 뒤 구석에 밀려나 있던 그 책상에서 논문자격시험을 봤는데,
몇년이 지난 후에 다시 그 책상에 앉았어도 여전히 내 논자시 이름표가 붙어있는 걸 보기도 했었다. 
그 책상이 거기 있게 된 계기가 된 대학원 선배를 한참 후에 우연히 만났는데,
그 선배가 근 20년만에 처음 본 "글씨를 왼손으로 쓰는" 왼손잡이였다. 

왼손잡이라는 사실 말고도
여자 평균키가 아니라 남자 평균키를 가졌다던가,
뭐 몸무게 역시 남자 못지 않고 발사이즈도 여자 사이즈가 아니라던가,
이런 눈에 보이는 외모에서부터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까지 그다지 평균과 가깝지는 않은듯한데,
그래서인지 남들이 보기엔 주류의 길을 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늘 감정적으로, 그리고 정서적으로 스스로를 마이너라고 느끼고
실은 그 위치가 편하기까지하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이렇게 삐딱해진 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나와 전혀 다른 입장일지라도 '마이너'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덕분에 편협함을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별에의 눈물

Posted 2011. 4. 22. 22:16
우연히 TV를 돌리다가 보게된 인간 vs. 고래라는 제목의 다큐.
감독은 라마레라라는 인도네시아의 한 지역에서 80여일간 머물며 홀로 장편의 다큐를 촬영했다. 

(뒷부분밖에 못봤지만)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불과 석달동안 그들과 함께했을 뿐인 감독이 떠나올 때
너무나 아쉬워하며 우는 아주머니들의 눈물이었다.
그들의 표정, 몸짓.
욕심과 심술, 짜증으로 가득 차
방어적이다 못해 공격적이기까지 한
여기 사람들에게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들.

나는 점점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고, 평가하며 살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살아 나갈 자신이 없어진다. 

초조함

Posted 2011. 4. 16. 02:01
최근 나를 짓누르는 감정은 초조함.
요즈음의 나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라던가 시험 당하는 일을 견디지 못한다.

나의 이런 면은 실전에서 오히려 더 강한 면모를 보였던 과거의 나와는 상반되게
내 능력의 반, 아니 1/10도 발휘할 수 없게 한다.

지금의 내가 가장 바라는 이상향은 
아이러니하게도 10년 전의 나일지도 모르겠다.

MBA 11'' Speck SeeThru Satin Case

Posted 2011. 4. 14. 23:02

언뜻 보면 흠집하나 없어 보이는 내 맥북 에어.
 

그러나 속상하게도 edge에 저런 미세한 흠집이 몇 군데 났다.

상판과 하판에 붙이는 형태의 보호 필름은 꽤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 문제는 edge부분이었기때문에 그런 필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터,
작년 11월중순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 하드 케이스를 목빠지게 기다려왔다.

좀처럼 발매되지 않던 케이스가 얼마 전 한국 애플에 들어 온 것을 확인하고 구입!
 



구성품은 아주 간단. 
설명서는 따로 없이 박스에 적혀있는 게 다이고,
안에는 상판과 하판만 들어있었다!
 

상판

하판(윽 먼지ㅠㅠ)
 

하판 부착!
 

상판까지 부착!

Ultra thin protective shell 이라고 자랑하는 만큼, 두께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애플 로고가 불이 들어오면 은은하게 비치는게 나름 이쁘다.
 

찬조출연: 앵두
"이게 뭐냐옹~"
 

"먹는 거냐옹~"

고정을 위한 네일들은 생각보다 튼튼해서 만족.
 

상판의 네일들은 여러개라 튼튼히 고정 되면서도 액정 범퍼와 잘 어울려 전혀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하판 네일의 경우 코너의 네일은 아주 튼튼하지만, 
 

팜 레스트 부분 네일은 걸리적 거리지 않도록 최소화 한 것 같은데, 
내 것의 경우 왼쪽이 오른쪽보다 좀 약해서 들어 올리거나 할 때 빠지는 경향이 있다.
심하지는 않기때문에 그냥 쓰기로 했다.
 

상판에는 안쪽에 범퍼가 달려있고,
 

바닥 부분에는 이렇게 발이 달려있다. 

디자인이나 기능성이나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팜레스트 옆 네일이 마음에 살짝 걸리기는 한다.

미국 애플 사이트에서는 사용 후기는 대부분 평이 괜찮았지만
한 사람이 발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1.0
 
caused overheating

    • Written by VB from athens
    • Feb 20, 2011

    Had to return. Didn't allow my MacBook AIr 11" to breathe, and the machine kept shutting down. 

http://store.apple.com/us/product/H4635ZM/A?n=macbookair11&fnode=MTY1NDA2Ng&mco=MjEwMTU2MjE&s=topSellers

그렇지만 edge를 보호하기에 지금까진 이게 최고의 대안인 듯. 


Spring Cleaning -번외편

Posted 2011. 4. 9. 01:12
정리 중 고냉님들의 모습 포착.

[수선화와 고냉] 
 

새로 들여 온 수선화에 급 관심을 보이는 앵두.

한 번 잎을 씹어보더니, 맛이 없던지 퉤퉤거리고 갔다.

[새 이불과 고냉들]


새 이불이 오자마자 냉큼 올라가 자더니,



기차놀이까지!

 
뒹굴어도 주시고.



언냐, 이 이불 참~ 좋다~

[새 상자와 고냉]




뚜껑을 열자마자 자리를 잡고 앉아 안나옴.

[새 거울과 고냉]





애들한테 베스트 아이템은 새 이불로 보임.

Spring Cleaning

Posted 2011. 4. 9. 00:46
작년에 이어 올해도 3월이 되니 몸이 근질 근질. 
한 번 집안을 갈아엎고ㅡㅅㅡ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를 했는데,
알고보니 그런 욕망은 인류 공통이었던 바,
Spring Cleaning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주방]

다**에서 다수의 바구니와 서랍장 구입!
 


작년에 단 선반. 올해는 간단한 정리만. ㅋㅋ
 

반짝반짝 눈이 부셔~ 오븐과 커피머신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사진엔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음 ㅡ.ㅡ

[서재]

서재라기보다는 오타쿠의 방처럼 보이는건 왜일까.

[안방 옷장]

                                                         L여기 앵두가 보임.


옷장 문 한쪽에는 거울을 주문해서 달고,  
반대편에는 걸이를 달고, 안쓰는 뱅글을 활용해서 스카프 걸이로 활용.
(바는 문 세 개에 부착!)

+추가

욕실을 지켜주는 동물들과,

이번에 작별한 사막여우. 그동안 고마웠어. ㅠㅠ


하고나면 뿌듯한 정리&청소.
 하지만 성격상ㅡ.ㅡ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므로 온 몸이 쑤신다.
 

Mum's the word. -나름 19금?

Posted 2011. 4. 8. 23:01
빅뱅이론의 밀린 19화와 오늘 막 올라온 20화를 같이 봤다.
두 Episode 다 평균 이상으로 재미있었음.

Bigbang Theory S4E19 


Police Officer: Mr. Cooper, there's nothing...
Sheldon: (자신의 호칭을 정정하며) Dr. Cooper.
Police Officer: (의심스런 눈초리로 레너드를 바라보며) Seriously?
Leonard: Not that kind with access to drugs.

"the heroic questing music"을 들으면 즐겁게 출정하는 바보들.


비욘세 음악인 줄 알고 튼 Penny.


정말 얘네는 Penny 없인 아무것도 못한다. 

Penny: Well, then, good news. Today's the day a girl's finally going to touch you in your little special place.  



Bigbang Theory S4E20


Sheldon: Look at you, getting me to engage in the social sciences. 




Sheldon: I must say, Amy. Pretending to have intercourse with you is giving me a great deal of satisfaction.
Amy: Slow down, Sheldon. I'm not quite there yet.  




Amy: I described your love making as "aloof, but effective".
Sheldon: I wish you hadn't done that. That's going to make me a chick magnet and I'm so busy as it is. 

chick magnet이 뭔가 해서 찾아봤더니, 
http://onlineslangdictionary.com/definition+of/chick+magnet

그래 Sheldon, 너 맞다. ㅡ_ㅡ;;

 

110408_Weight

Posted 2011. 4. 8. 14:31

Arm Curl       10+1 ---> 10+2 lbs -아직 조금 무리가... 횟수를 살짝 줄임.
Prone Leg Curl 50+2 ---> 70 lbs

아직 뭔가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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