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Life Goes on~'

282 POSTS

  1. 2011.11.14 싫은 사람들
  2. 2011.11.03 Fever
  3. 2011.10.28 이사 4
  4. 2011.10.15 세상이 내 맘 같지 않은 건 당연한데,
  5. 2011.10.05 역시 스트레스엔 음악이 최고다.
  6. 2011.10.04 오늘 편집을 하다가 문득 2
  7. 2011.09.25 환절기
  8. 2011.09.20 You can count on me.
  9. 2011.08.29 곱게 자랐다.
  10. 2011.08.18 부상
  11. 2011.08.12 껍질
  12. 2011.08.04 목욕탕 2
  13. 2011.08.01 밤, 한강 2
  14. 2011.07.18 찜찜함
  15. 2011.07.08 선생님 말씀
  16. 2011.07.08 균열
  17. 2011.07.03 깨어있지 않아야 할 시간 2
  18. 2011.07.02 일상
  19. 2011.06.27 잠이 안 와.
  20. 2011.06.17 이유 4
  21. 2011.06.17 오늘, 아니, 어제는.
  22. 2011.06.14 Scene 그리고, Guild.
  23. 2011.06.11 머리가 복닥복닥
  24. 2011.06.09
  25. 2011.06.07 언제나 도돌이표
  26. 2011.06.07 오랜 친구들
  27. 2011.05.28 이런 날
  28. 2011.05.23 내일은, 2
  29. 2011.05.19 Hoarding 1
  30. 2011.05.11 뚜벅이

싫은 사람들

Posted 2011. 11. 14. 03:31
대학원에 있으면서 몇 년 동안 잊고 있었는데,
요즘 다시 떠오르는 것.
내가 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그 이유다.

환경 이슈들의 언저리를 맴돌면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도덕적 우월감이나 자기만족에 빠져 사는 (일부) 활동가들과 그 언저리의 사람들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나는 실질적으로 나의 몫을 해 낼 수 있는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싶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도 주변에 싫은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학교의 모 위원회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4대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영상을 만드는 나의 행동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성공과 자기 안위 이외는 별 관심없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요즘 우리와 우리의 영상을 자기들 편한대로 써먹고 싶어하는 몇몇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서
타산지석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을거다.
도덕적 우월감을 넘어 영웅병에다가 주변 사람들을 모두 수단화 시키고 그 들의 소중함을 모르는.

나도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그런 사람들을 구분하는 눈을 길러 가능한 멀리 떨어져야 한다.

Fever

Posted 2011. 11. 3. 02:36
하루종일 고열에 시달렸다.

이제 좀 열이 내렸으면 좋겠어.
할 일이 많단 말야.

이사

Posted 2011. 10. 28. 06:30
이사를 했고,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거실 가구라고는 고냉님들의 캣타워뿐이었는데,(TV장이 아파트에 딸린거였던터라)
TV장에, 소파에, 거실 테이블까지 장만하고,
주방에도 가구를 들이고, 자잘한 선반들 등도 들어왔다.
일주일 넘게 전혀 정리가 안되다가,
가구가 들어오면서 그래도 좀 나아지고 있는 중.

가장 큰 변화는 한참 언덕에 있는 아파트라 바로 뒤가 산인데,
기후가 갑자기 바뀌니 (게다가 환절기!) 몸이 적응을 못해
밤마다 알러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논문쓸 때 조사 나오던 headwater stream 측정 지점 중,
한 지점의 바로 옆이라 이미 매우 친숙한 동네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도 어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나도 모르게 원래 있던 집쪽으로 가다가
아, 이게 아니지 하고 방향을 틀곤한다.

예전에 나 스스로가 공간에 대한 집착 비스무레한 게 있다는 걸 깨닫고는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nomad가 되진 못하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스스로의 성을 만들고 그 안에 필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살아가는 정주형 인간.

그래도 그 안에서 그러한 것들은 수단일 뿐,
누군가의 말처럼 존재보다는 소유를 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야 할 터.

To have or to be.
어떤 삶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인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그렇게
내 맘 같지 않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내 맘 같지 않게 돌아가는 일에 얽혀,
내 맘이 오해 받고, 들러리를 서는 일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밑바닥을 보는 일도.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욱 그렇게 되어 가는 건,
내가 욕심이 많아서,
그리고 내가 아직 포기하지 못한 게 많아서라는 거 알어.

알아도 슬픈 건, 슬픈거다.
영상 작업을 하면서 은근 스트레스가 쌓였던 것 중 하나가,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거였다.
다른 작업을 하면서는 음악을 틀어놓고 나름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터라...

하지만 영상 작업은 눈과 귀를 모두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라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거다.
잠깐 다른 작업을 할때 음악을 틀어도
다시 영상으로 돌아가면서 음악을 끄고 다시 켜고 하는게 너무 귀찮아서  
음악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맥에 아이폰 이어폰을 꽂으니
아이폰 이어폰에 달린 리모콘의 Play/Stop 버튼을 누르면
바로 아이튠즈의 음악을 제어할 수 있다.

그래서 이어폰 꽂아놓고 음악 듣다, 영상 작업하다를 반복하고 있다.

논문을 쓰거나 작업을 하면서 마음이 괴로울 때, 
자꾸 한 가지 생각에 빠져 일에 집중할 수 없을 때,
나에게 구원이 되어준 건 언제나 음악이었던 것 같다. 

뭐 그건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그럴듯.
그러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논문의 Thanks to에
즐비한 사람 이름들 뒤에 누구의 노래~이런 식의 닭살 돋는 멘트를 달게 되는 거겠지. ㅋ

 

오늘 편집을 하다가 문득

Posted 2011. 10. 4. 04:49

나에게 다음번에는..이란게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만일 다음이 있다면
좀 더 예쁜 것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은 이런 비슷한 류의 생각은 대학원에서부터 했는데,
매번 비오는 어둠컴컴한 새벽에
더러운 도시 하천과 하수도를 헤집고 다니는 일이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맑고 화창한 날 광릉이나 점봉산을 돌아 다니는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 했었다.

그렇지만 결국 계속 그런 길로 가게 되는건
나의 성격 자체의 문제인 것 같은데,
결국 결론은 또 성* 언니랑 얘기했던,
성격이 팔자다.랄까?

하지만 아주 자주,
어두운 면들을 까발리는 일보다도,
지키고 싶은 것들을 아름답게 담아 내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 하는 것을 보면,
내게 그런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환절기

Posted 2011. 9. 25. 15:41
본격 편집을 하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잡다한 일들과 저질 체력이 맞물려 지지부진한 상황.

게다가 환절기 고질병인 미열과 약한 기관지염이 계속되면서,
정신줄을 살짝 놓고 있다.

가끔은 내가,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을 차리려고 해열제를 한 알 삼켰다.
마음에도 듣는 해열제가 있음 좋겠어. 

You can count on me.

Posted 2011. 9. 20. 03:14

언제나 무언가 마감을 앞두고 있을때는,
매 순간 순간
그래, 이렇게 하면 잘 될것같아!라는 희망의 순간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절망의 순간이 교차한다.

내가 보다 강하고 굳건하지 못한 사람이라 스스로도 힘에 겨운데,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의지하고 격려받기보다는 더 강해지기를 요구받는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간다는 건,

그런 상황을 반복해서 겪으면서,
속으로는 울면서도 겉으로는 담대한 척하는 것이
그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비결이 된다는 걸 깨닫는 것.

그리고,
결국,
모든 문제는 나 스스로의 선택의 문제이고,
따라서
그 책임과 잘잘못도 결국 나의 몫으로 남는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그러면서도 늘 한 편으로는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길 기다리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것.

"You can count on me."

곱게 자랐다.

Posted 2011. 8. 29. 02:25
이런 말 별로 안좋아 하는데,
요즘 내가 참 곱게 자랐다.는 생각을 한다.

이 느낌은 어렸을 때 그렇게 자랐다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을 해왔달까.
달리 말하면 인복이 많았던걸테고.
많은 경험들을 공유했던 친구와 동료들 사이에서,
우리 대학원의 우리 전공 사람들 사이에서,

이를테면 연구과제를 수핼하는데 있어
우리 샘이나 김정* 교수님같은 분들과, 그 제자들과 함께 일을 했던 경험들은
그 밖의 wild wild한 세상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방식들이다.

물론 그 외의 프로젝트들이나 경기연 같은곳에서의 경험들을 통해,
자나깨나 사람조심...이란 생각을 늘 갖고 있었지만,
정말 세상에 못 믿을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좋은 의도로,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을 교묘히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도 참 많고.

좋은 사람들이 그런 과정을 겪으며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 아프다.


부상

Posted 2011. 8. 18. 21:29

어제 친구 작업실에 짐을 옮기다 새끼 손가락에 좀 큰 상처가 났다.
좀 찢어졌달까 뭉게졌달까.
아마 평생 다쳐본 것 중 가장 크게 다친 것 같은데,
사람이 얼마나 나약하고 간사한 존재인지 깨닫고 있다.
몸의 아주 작은 부위임에도 네 바늘을 꿰메고 마취가 풀리니
욱신거리는 손가락에 온통 신경이 쏠리고, 통증은 사람을 지배한다.

요즈음은 내가 얼마나 나약한지,
얼마나 내 삶을 스스로 이끌어 나가고 있지 못한지,
매순간 순간 느끼고 있다.

정말 아무도 없이 혼자 잘 살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I really wanna be fine without you.

껍질

Posted 2011. 8. 12. 22:14

아무리 많은 껍질을 깨고 나와도,
나에게 또 다른 껍질이 있다는 건
그게 깨지는 순간이 되어서야 알 수 있는 것.

사소한 것들때문에 정말 중요한 '나 자신'을 놓치는 멍청한 짓을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 사소한 것이 무엇인지는 온전히 나에게 달려있는데,
무엇이 나 자신이고 무엇이 사소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욕망에 대해 찬찬히 그리고 주의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나 책임감, 도덕적 잣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숭배하는 누군가의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나 자신에게 있어' 사소한 것과 중요한 걸 구분하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 내몰려 의욕을 잃고, 스스로를 기만하고,
결국 자학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온 것 같다.

아,
이런 생각들을 좀 더 빨리 했으면 좋았을 껄.
그럼 좀 더 현명한 선택들을 할 수 있었을텐데.

덧. 그래도 지금이라도 한 게 어디야.

목욕탕

Posted 2011. 8. 4. 01:42
밤 열시 반.
여러모로 쉽지 않은 하루를 마치고 흠씬 땀에 젖어 집에 돌아왔지만,
월요일부터 열흘간 뜨신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다가,
바로 어제 밤에 찬물로 샤워하고 잤더니 몸살 기운이 계속 남아있던터라
근처 사우나를 찾아 다시 집 밖으로 나갔다.

근처의 24시간 열린 사우나를 찾아갔는데,
아,
이런 분위기가 도대체 얼마만인지.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나를 목욕탕에 데려가는 대신 빨간 다라이에 물을 받아 씻기곤 하셨다.
두 아들에 막내 딸까지 씻기느라 맘이 급했던 엄마의 손은 내겐 너무 거칠었고,
그래서 씻김을 당하며 칭얼거리다 울다하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을 넘어 대중 목욕탕에 처음 가 본 기억은 같은 반에 집이 목욕탕을 하는 친구가 생겼을 때였다.

커서도 목욕탕에는 잘 가지 않았다.
대신 운동 시설의 샤워실은 자주 이용했지만, 그런 곳들과 목욕탕은 완전히 다른 곳처럼 느껴진다.
왜냐면 그런 샤워 시설에는 때밀이 아줌마도, 온갖 것들을 파는 매점도, 바나나 우유도 없잖아.

따뜻한 물로 씻고 나와 선풍기로 머리를 말리면서,
속옷만 입은 때밀이 아줌마와 매점 아줌마들의 수다를 귓등으로 넘기고있자니,
매점에서 파는 촌스럽기 그지없는 원피스들과 속옷들이 보였다.
과연 여기 와서 저런걸 사는 사람이 있을까 의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한 20년 전 쯤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그래, 목욕탕에서는 역시 바나나 우유를 먹어야지 생각하며 냉장고를 살폈다.
그렇지만 이미 다 떨어졌는지 보이지 않았기에, 대신 삼각포리에 든 커피 우유를 집어들었다.

밤, 한강

Posted 2011. 8. 1. 21:26
혼자서 밤의 시커먼 강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들곤 하는데,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진짜 걸어들어간다고 상상을 하면
그건 내가 절대 하지 않을 짓이라는 걸 알게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걸어 들어가고 싶은 그 마음이 가짜가 되는 건 아니지.

내가 앉아있는 사이에도 수위가 점점 높아져 내 발 아래 하나의 단이 사라지고,
스멀스멀 높아진 물이 내 발이 놓여있는 단으로 찰랑거리며
밀었다 당겼다 다시 밀어 닥치며 들어오면
내가 걸어 들어가는 대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물이 나를 감싸 안았으면 싶은 망상이 든다.

오늘 Pom 오라방과 나눈 얘기들.
자의식, 그리고 진짜 자유로워졌다면 아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을꺼란 얘기 등등.

변화라는 것 역시 끊임 없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 라
물이 차오르듯 밀었다 당겼다 파동을 만들면서 어떤 추세를 만들어 가는 거라면,
짧은 순간의 굴곡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할텐데.

 

찜찜함

Posted 2011. 7. 18. 00:54
급작스럽게 새벽에 결정한 예천행.
몇 시간 못 자고 나와 사당에서 사람들을 만나
나들이 행렬때문에 막히는 길을 헤치고 달려왔다.

그런데 이 찜찜한 기분의 정체는 뭘까?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 때
꼭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지나고 나서야 왜 그랬는지 알게 된다.

그러기 전에 생각을 정리해야한다.

덧. 사람들을 기다리다 마트에서 해머 만남.

선생님 말씀

Posted 2011. 7. 8. 22:31
"미래는 불투명한 것이라 네 선택으로 네가 늘 즐거울 수 있다면 좋겠다."

균열

Posted 2011. 7. 8. 22:30
월요일까지 촬영, 화요일 저녁 강원래 가편 시사 참여. 
수요일은 한의원에 갔다가 저녁엔 놀며 보냈고,
목요일 오전 오랫만에 운동을 하고, 오후부터 강원래 프로젝트 상영회.
그리고 오늘 아침이 밝을때까지 오후까지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요즈음은 최근 몇년간 중 어찌보면 가장 무질서하지만, 또한 가장 활동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작은 균열들이 느껴지고 있기 때문.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주정도.
그간 차의 주행거리만큼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촬영을 하고,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건,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건
매우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뭔가 주도해나갈때마다 느껴지는,
내가 타인들을 너무 괴롭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들.
그래서 나름 더욱 배려하려고 하지만,
실은 그런 걸로는 해결될 수 없는 근본적인 합의의 문제.

이런 상황에서 드러나는 나의 가장 나쁜점은
작지만 힘빠지는 상황이 생겼을 때, 그걸 잘 버텨내지 못하고,
확 놔버리고 싶은 생각을 한다는 거다.
(물론 그렇다고 놓지는 못한다.)

솔직히 실망이야.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실은 그러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닌거다.
더욱 더 힘 내서 뭔가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되는 때.

자, 다시 비가 온다.

깨어있지 않아야 할 시간

Posted 2011. 7. 3. 02:43

내일 빡시게 할 일이 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들로 잠 못 자는 밤.

자야해,라고 되뇌이는 밤.

일상

Posted 2011. 7. 2. 11:07
열흘의 일정 후,
이틀의 일상.
이게 더 어색한 건 왜일까?

Mode 전환에 시간이 좀 걸리는 나는,
아마 이 일이 끝나기 전까지 당분간은 계속 정신 못차릴 듯.

그래도 즐기고 있으니,
걱정들 마시라.

잠이 안 와.

Posted 2011. 6. 27. 03:30

뭔가 잔뜩 끄적거리다,
내 자신이 너무 바보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It's not all what you see.

이유

Posted 2011. 6. 17. 18:50

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이유.
해야 할, 수 많은 이유.

그래서 결국 하기로 했다.

말려준 분들, 북돋워준 분들.
모두 감사.

오늘, 아니, 어제는.

Posted 2011. 6. 17. 03:05
아침부터 밤까지 바쁜 하루였다.
학교-여의도-모자원고개-상도-교대를 거쳐
집에 돌아 와, 왠지 잠 못드는 밤.

가끔 이런 밤이면
금새라도 바닥으로 꺼지다 못해
내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릴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아니,
실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가 더 옳은 표현이겠지.

요즘은 이럴 때,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일꺼라는 생각으로
나를 다독인다.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내 안에 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발짝 씩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이
딱 운동이 내 몸을 변화시키는 만큼만 정직하면 좋겠다.
잘 보이지 않고, 매우 느리더라도,
그러다 문득 달라진 나를 느낄 수 있기를. 

그리고 욕심을 조금 더 부려보자면,
그 길 위에서,
혼자가 아니기를.

 

Scene 그리고, Guild.

Posted 2011. 6. 14. 00:33

누군가는 본인 블로그 인맥(?)들을 분석해보니 채이는 게 박사더라하고 있고, 
누군가는 본인의 과거 로맨스 대상이 교수가 되어 뭔가 더이상 낭만적이지 않음을 개탄했다(?).

인맥이 거기서 거기인 건 ,
유유상종하는게 편하기때문이 아닐까.
서로 선배님, 박사님, 교수님, 소장님 등 그 Scene 내에서
서로를 등급 메기고, 인정하고 인정 받으며 안심하고,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그 외부의 세계에 구지 나서려고 하지 않는,
안주하려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

그렇게 자연스럽게 형성 된 Guild는 모든 종류의 업종(?)에 존재해서,
자신의 물을 벗어 나 다른 시도를 하는 순간
여기에도, 저기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는 경험들을 하게 되니까.

결국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외로움은 평생 지고 가야 하는 짐이 되는 걸까.

6년 반 전에도 했던 고민을,
길고 긴 시간을 돌아
지금
다시 하고 있다.

그 때의 글을 썼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이상주의자이고,
사람들에게 느낀 서운함에 감정적인 글을 쓰긴 했지만,
근본적인 고민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너무 슬프다.

어쩜 나는 평생 요모냥 요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주저하게 한다.

머리가 복닥복닥

Posted 2011. 6. 11. 23:27
갑작스런 제안에 머리가 복닥복닥.

짧은 시간, 적은 경험치, 여물지 못한 고민.
과연 내가 만족할만큼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망설이는 이유는
지금 내가 가야함이 마땅한 길이 늦어지는 것 때문이 아니라,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자꾸만 되뇌인다.
I'm not strong enough.

Posted 2011. 6. 9. 01:04
저녁에 학원에 다녀 오는 길.
상도역 즈음부터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비가 조금 내리다 말다를 세 번 반복.

우산이 없었지만 용감히 걸어오기 시작한 건,
어두운 하늘에 먹구름 사이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여서였다.

논문을 쓰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비를 기다리는 경험들을 통해
어느정도는 하늘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래봐야 한시간 이내의 비올 확률 정도이고,
첨단 기기의 도움을 받아야 정확해지는 선무당 수준이지만. ㅋ

번개와 천둥이 치는 하늘을 바라보며,
문득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늦은 여름밤이 생각났다. 
유량을 재려고 쇠막대기를 들고 무모하게 도림천에 들어갔다가
바로 인근에서 천둥번개가 쳐대서
공포에 떨었던 어느 밤. 

아앗
그게 벌써 거의 2년 전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가 오면 어딘가로 뛰쳐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언제나 도돌이표

Posted 2011. 6. 7. 21:46
결론은 하나.
욕심이 많아서.

내가 괴로운 이유. 

오랜 친구들

Posted 2011. 6. 7. 01:48

오랜 친구들과의 저녁과 이어진 대화.
정군, 후니, TO.

10여년 전의 우리 생각에는
이 정도 나이가 되면, 뭔가 훨씬 안정적이고 근사한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았는데,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자신의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뭐 후반전은 대부분 Luna의 연애 및 결혼 상담소 분위기였지만. ㅋㅋㅋ

12시가 넘어가며 급속도로 피곤해하는 정군을 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고,
여전히 나 못지 않게 논쟁적인 TO와는 어찌 어찌해도 결국 내 의도가 잘 전달 된 것 같아 다행이고,
아침 6시부터 직장에서 알바를 뛰어야 하는 후니에게는 미안. 덕분에 편하게 잘 왔다!

그리고 새삼,
이렇게 오래되어 더욱 편한 남자사람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어제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고(?),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은 녀석들.

잘들 살아 남자고.

이런 날

Posted 2011. 5. 28. 17:55
이런 날에는 좋지 않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사람들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두려워졌다.

내 인생의 남은 날이
모두 이런 날이면
어쩌지?

내일은,

Posted 2011. 5. 23. 23:04

아침에 일찍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아직 다 해석되지 않은 그 일들을,
그냥 훌훌 털어버렸음 좋겠다.

이노무 lag 걸린 머리는,
당췌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는 듯.

그냥 누군가 말해줬음 좋겠다.
"멍*아, 생각 할 가치도 없어!" 

덧. 자존감이 바닥을 치다 못해, 곧 자학 모드로 들어갈지도 모름.

Hoarding

Posted 2011. 5. 19. 16:11


가끔은 기억력이 그닥 좋지 못하다는 게, 너무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대부분은 정말 잊어버렸다기 보다는 마음 어느 한 부분에 살짝 덮어 둔 것 뿐이다.

그 시절에 자주 듣던 노래, 함께했던 장소, 닮은 (혹은 실제로는 전혀 닮지 않은) 얼굴,
심지어 그 때와 비슷한 온도와 습도의 바람까지.
아주 작은 단서들에의해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기억들은,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추억으로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는 일들 말고,
잘 못 한 일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하이킥할 것 같은 민망한 순간들,
너무 어렸기때문에, 혹은 너무 과하거나 미치지 못해 했던 크고 작은 실수들..
이런 건 좀 그만 잊어버려도 좋을텐데. 

하우스와 CSI 어느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결국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hoarding"의 증상들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맘이 편치만은 못했던 건
그들과 비슷한 요소가 나에게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내 인생의 복잡도를 낮추는 일의 시작은
사람들에 대한 미련한 미련, 그들과의 관계들에 대한 미련,
좀 더 좋은 사람이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뚜벅이

Posted 2011. 5. 11. 16:25
날도 따뜻해지고, 나름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도 전보다는 좀 회복된 듯 하여
차를 놓고 다니기로 했다. 

우리집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면 정문에서 내려서 언어교육원까지 한 5-10분 걸으면 되는데,
입구역에서 학생들이 개때처럼(ㅡㅅㅡ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네)타더니,
내가 내려야하는 정문에서는 아무도 내리지 않고,
사람이 너무 많아 내릴 수도 없어, 한 정거장을 더 가서야 내렸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아침부터 뛰었더니(실은 빨리 걸었다.가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운동하러 가서는 기운이 모자라 쓰러질 뻔...

운동을 마치고 나와서 차 없이 걸어오는 길에는
고들빼기, 흰 고들빼기, 수수꽃다리, 일본목련, 냉이, 꽃다지, 꽃마리, 박태기 나무 등등
수없이 많은 꽃을 스쳐 지나왔는데,
무게를 줄이기위해 카메라를 빼 놓고 온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맥북에어에도 불구하고, 이 교재 저 교재, 이 물건 저 물건 쑤셔 넣은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책값의 반을 들여 책을 쪼갰지만 여전히 무거운 가방이 은근 스트레스였다.
결론은 가방도 다이어트를 해야한다였지만, 하나하나 꼽아도 뺄 게 없으니,
이게 보따리 장수의 운명이니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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